소설가 이외수는 지속적으로 조선일보를 비판해온 인사 중 한명이다. 트위터에서 그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의 ‘안티조선’ 행보를 조선일보가 좋아했을 리 없다. 일례로 그는 지난해 10월 3일 자신의 트위터(@oisoo)에서 “조선일보가 찌라시인 이유는 취재를 통해서가 아니라 추측을 통해서 기사를 쓰기 때문”이라 직언하기도 했다. 최근 조선일보가 ‘이외수 죽이기’에 집중했던 것에 배경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이외수 죽이기’는 집요했다. 지난 16일 이외수가 트위터에 “변호사 3명을 선임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곧바로 “이씨의 소송 대리인은 3명이 맞다”는 보도로 반박했다. 이외수 논란을 다룬 조선일보 보도의 공통점은 ‘트위터는 거짓주장이 가득한 곳이며, 트위터의 중심에 있는 이외수는 사적으로 문란한 선동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이었다.

   
조선일보 4월 13일자
 
조선일보는 지난 13일자 기사에선 이외수씨 혼외 아들과 단독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기사 제목은 <“트친 160만명의 아버지, 그 속에 나는 들어갈 수 없었다”>였다. 기사를 쓴 조선일보 감혜림 기자는 “양육비 소송은 사적인 일이지만, 아버지 없이 살아온 아들의 인터뷰 속에 깊은 울림이 있어 내용을 게재한다”고 밝혔다. 기자 스스로 양육비 소송이 사생활 영역임을 인정하면서 어떤 ‘울림’이 있어 기사를 썼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울림’은 공적 이익에 부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근거는 기사에서 찾기 어려웠다. 언론계에선 유명인 가운데 혼외 자식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는 많지만 이외수의 경우처럼 특정 언론에 ‘타겟팅’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외수가 혼외로 자식을 낳았다면 이를 대중에게 스스로 알리지 않은 것이 문제인가. 문제라면 왜 문제인가. 일련의 조선일보 보도는 이 같은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이외수와 혼외 아들측은 지난 29일 혼외 아들 양육비 청구 소송을 양측 합의로 마무리했다. 이에 감혜림 기자는 30일 <이외수씨·친외아들 양육비 소송 합의했지만…개운치 않은 뒷맛>이란 제목의 기자수첩을 통해 “그는 팔로어 160만 명을 거느린 ‘트위터 대통령’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자신이 궁지에 몰린 3개월 동안 그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어떤 권력이든지 그에 걸맞은 책임이 뒤따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외수는 30일 트위터에 “조선일보 자체가 개운치 않은 신문인데 굳이 남의 개인사에서 왜 개운함을 찾으려 할까요. 계속 국민을 웃겨 주시는 조선일보 그래 XX, 파이팅이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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