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량서비스 운전자 파업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성사 직전이었던 노사 합의는 깨지고 사측은 직장폐쇄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파업 중인 운전자들은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KBS 차량서비스 운전자들이 속해있는 전국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KBS분회는 4월 24일 현재 39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KBS 손자회사인 KBS취재차량서비스 소속 312명의 운전자 가운데 KBS분회 소속 조합원은 182명이며, 이중 90%가량이 이번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급 등 임금 인상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KBS분회는 사측인 KBS취재차량서비스와 23일 밤까지 잠정적인 합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KBS분회는 협상테이블에서 임금 총액 대비 5.4%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연간 3억 원의 임금인상분을 요구했다. 이 요구안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약 8만 원 가량 월 기본급이 오른다. 이에 사측은 2억 2천 5백만 원을 협상액으로 제시했다.

이향복 KBS분회장은 “사측안을 놓고 23일 밤 찬반투표를 한 결과 이 안을 받자는 결론이 나와 24일 오전 10시 최종합의를 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전에 박은열 사장은 협상테이블에 나타나지 않았고, 노무담당 등 사측관계자는 해당 금액을 기본급 반영 개념이 아닌 단발성 격려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향복 분회장은 “분명 기본급 인상이 전제된 합의였는데 하룻밤 사이 사측이 말을 바꿨다. 파업에 김을 빼놓으려는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방송차량서비스 사측 관계자는 “별도로 회사 입장을 밝힐 것은 없다”며 노조 주장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

   
파업집회를 열고 있는 KBS 차량서비스 운전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협상이 결렬되며 KBS분회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향복 분회장은 “사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수신료 인상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송차량서비스 사측은 22일 공문을 통해 “4월 8일부터 현재까지 업무공간인 대기실을 집회 대기공간으로 활용하고 숙직실을 무단 점거하며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뒤 “집회 및 파업을 계속할 시 회사에서도 직장 폐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직장폐쇄를 할 경우 숙직실과 대기실 등을 사용 할 수 없다.

KBS 차량운전자들의 파업은 지난 3월 20일 서울지역을 시작으로 지난 5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방송차량 운영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