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SBS분회 출범식이 10일 오후 8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회의실에서 열렸다. 2009년 노조가 와해된 이후 4년만의 재건이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현장기자 시절 여러분과 같은 운전노동자는 정규직이었다. 함께 월급을 받고 조합원으로 활동했던 그들은 신자유주의 이후 최저임금으로 죽도록 일하고 있다”고 무겁게 말을 꺼낸 뒤 “여러분은 자주적으로 노조를 건설해 산별로 들어와 동지가 1만 5천명으로 늘어났다. 우리는 당당한 노동자다”라고 강조했다.

남상석 언론노조 SBS본부 노조위원장은 “입사 당시부터 현장에 있던 형님들이 이 자리에 계신다”고 운을 뗀 뒤 “며칠 전 분회 결성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동시에 반성하게 됐다. 지금껏 (노동의) 과실을 나누는데 소홀했다”고 밝혔다. 남상석 위원장은 “방송은 정규직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다면 방송은 나올 수 없다”며 “여러분을 적극 지지한다”며 연대의사를 밝혔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제 첫걸음이다. 하나하나 조금씩 조직해야 한다. 비조합원도 노동자다. 절대 차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 지난 10일 전국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SBS분회 창립식.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배지수 비정규지부 SBS분회 노조위원장은 “이번에는 반드시 민주노조를 바로 세워 차량운전노동자들의 자존심을 바로세우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상식 이하의 근로조건 등 사측의 불합리한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사측의 어떠한 회유책과 이간질에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에서 차량 운전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주)코리아오토서비스라는 용역회사 소속이며, SBS는 코리아오토서비스와 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SBS 차량운전노동자 90여명 가운데 임원 차량 담당을 제외한 가입대상 70여 명 중 60명 이상이 분회에 가입했다. SBS 비정규 분회가 출범하면서 차량서비스 외의 다른 직종에서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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