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방송3사가 봄을 맞아 새 드라마 라인업을 내놨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가족드라마와 사극 등이 준비된 가운데 MBC는 <구가의 서>, KBS는 <직장의 신>, SBS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눈에 띈다. 

MBC <구가의 서>는 4월 8일 첫 방송한다. 50부작 동안 평균 17.1%(닐슨코리아·전국기준, 이하 모든 시청률 동일 기준)의 시청률로 선전했던 <마의>의 후속작이다. 청춘스타 이승기와 걸그룹 ‘MISS A’ 수지가 주연이다. ‘구가의 서’는 구미호 일족에게 내려오는 밀서로,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언약서다. SBS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에 출연했던 이승기는 이번 작품에서 지리산 구미호 역을 맡았다.

4월 3일에는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첫 방송된다. 송승헌·신세경 주연의 정통멜로드라마로, 평균 11.4%를 기록한 <7급 공무원>의 후속이다. 6일에는 한지혜·연정훈 주연의 가족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토·일 오후 8시 40분)이 첫 방송된다. 동시간대 전작인 <아들녀석들>이 올해 1월부터 평균 6%대 시청률로 고전하다 막을 내려 반전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 MBC '구가의 서' 주연을 맡은 수지.
 
MBC는 3사 가운데 올해 드라마 성적이 가장 안 좋다. MBC가 사활을 걸고 있는 드라마 <구암 허준>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3월 18일 첫 방송이 나간 <구암 허준>은 평일시간대인 월~금 오후 8시 50분 35분 분량으로 편성됐으며, 120부작 자체제작에 나서며 주목을 끌었다. 지난 1일에는 에서 ‘우리가 몰랐던 허준이야기’편을 내보내며 드라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구암 허준>은 첫방송에서 6.7% 시청률을 기록한 뒤 지난 3월 29일엔 5.4%, 1일엔 6.3%를 기록하며 답보상태를 겪고 있다. 김재철 전 MBC사장의 ‘야심작’으로 대대적 홍보와 프라임 시간 편성의 결과치고는 초라하다. 이와 관련 MBC의 한 드라마PD는 “의도와 달리 10시 드라마 견인차 역할도 못하고 분량도 애매해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KBS는 지난 1일 <직장의 신> 첫 방송을 내보내 8.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전작인 <광고천재 이태백>이 마지막회 6.3% 시청률을 기록한 점에 비춰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직장의 신>은 일본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항상 3개월만 계약직으로 일하는 능력 있는 자발적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다. 김혜수·오지호 주연으로, 늘 ‘을’의 입장이기 쉬운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는 평이다.

   
▲ KBS '직장의 신' 주연을 맡은 김혜수.
 
KBS는 기대를 모았던 <아이리스2>가 시청률 하락세로 고전하는 가운데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첫 방송에서 14.4%를 기록했던 <아이리스2>는 극의 전개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평 속에 지난 3월 28일 방송에서 10.3%에 머물렀다. 때문에 <아이리스2> 후속으로 4월 24일 방송예정인 <천명>에 눈길이 간다. 조선시대 인종 독살 음모에 휘말려 도망자 신세가 되는 의관 최원의 사투를 그린 드라마로, 이동욱·송지효가 주연을 맡았다.

KBS는 <내 딸 서영이>가 시청률 40%를 넘기는 등 주말극에선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평일드라마는 기대작이었던 <학교2013>이 평균 12.4%, <전우치>가 평균 12.8%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이 31일 26.9%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방송 3사 중 시청률 성적이 가장 좋은 SBS도 김태희를 내세운 사극을 선보인다. <야왕>의 후속으로 4월 8일 첫 방송예정인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희빈 장씨로 잘 알려진 여인 장옥정과 숙종간의 로맨스를 담을 예정이다. 김태희·유아인 주연으로, <야왕>이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동시간대 인기를 이어갈지 주목받고 있다.

   
▲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주연을 맡은 유아인과 김태희.
 
오는 3일 마지막회가 나가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후속으로는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신하균·이민정 주연으로, 보수성향 국회의원과 진보성향 국회의원 간의 비밀연애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주말극 <돈의 화신>의 후속으로는 유준상·성유리 주연의 <출생의 비밀>(가제)이 4월 27일 첫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내 사랑 나비부인>의 후속으로는 <원더풀 마마>가 13일 첫 방송을 준비 중이다. 잘나가는 사채업자였던 어머니(배종옥 분)가 치매 환자가 되며 겪는 일을 담은 가족드라마다. SBS드라마는 현재 평일·주말극 대부분이 평균 15% 시청률을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이번 방송3사 드라마라인업은 사극과 가족드라마 포맷을 통해 중장년 시청자를 안정적으로 붙잡으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이와 관련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3월 보고서에서 “지상파는 40대 이상 시청층에 집중하는 흐름”이라며 “지상파 드라마의 50대 이상 비중은 2006년 35%였으나 2012년에는 50%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30대 이하 젊은 시청자가 많은 케이블채널 OCN은 오는 14일 범죄수사물인 <특수사건전담반 TEN> 시즌2를 첫 방송 한다. 해외 수사물 포맷을 차용한 은 시즌1에서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