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에서 유신반대 투쟁에 앞장섰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장준하 선생이 37년 만에 추락에 의한 사망이 아닌 타살에 의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국민대책위)는 26일 오전 10시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장준하 선생 유해 정밀 감식 결과 장 선생은 외부 가격에 의한 두개골 함몰 후 추락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감정 결과를 발표한 법의학 전문가 이정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장준하 선생의 머리뼈는 가격에 의해, 엉덩이뼈는 추락에 의해 골절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순서는 머리가 먼저 가격을 받았고 그 다음에 추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 선생이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장소인 약사봉 사진을 시각 자료로 제시하며 “장 선생이 미끄러져 떨어졌다면 여러 암벽에 부딪히면서 온 몸에 찰과상 등 손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장준하 선생 유해 정밀 감식 결과 장 선생은 외부 가격에 의한 두개골 함몰 후 추락에 의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강성원 기자 sejouri@
 
이 교수는 먼저 감식한 유골이 장준하 선생의 유골인지 아닌지 여부부터 확인하기 위해 친자 감정을 실시했다. 감정 결과 장 선생과 아들 장호권 선생은 모든 유전자 인자에 공유 인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99.9%의 부자 관계 성립을 확인했다.

안경호 국민대책위 조사연구위원장은 “오늘 감정 결과 시신이 발견된 약사봉은 14.7m로 각도로 볼 때 등산과 하산이 불가능한 곳”이라며 “가장 확실한 단서인 선생의 시신을 확인했을 때 셔츠와 바지 어디에도 추락해 찢어진 흔적 없었고 절벽에서 추락했다면 찰과상이 다발로 나타나야 함에도 가장 약한 갈비뼈와 하악골에도 골절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과보고대회에 참석한 장 선생의 아들인 장호권 씨는 “아버지의 명예 회복과 이 나라의 완전한 민주주의, 또 피해 입은 모든 희생자 위해 꼭 밝혀야겠다는 마음에서 아버지의 관을 두 번씩이나 여는 큰 죄를 지면서도 감식을 결심했다”며 “모든 과학적 감식이 끝나고 타살이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진 이상 이제 남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등산 도중 실족해 추락 사망한 것으로 수사기관이 사건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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