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불교방송이 오는 28일 이사회를 앞두고 이채원 사장과 영담 이사장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불교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스님들은 지난 13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진행을 중단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이채원 사장이 ‘앵벌이’ 등 승가비하 발언을 하는 등 승가모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교방송 이사장인 영담스님은 이채원 사장 퇴진운동의 중심에 있다. 그는 “이채원 사장은 불교 신자가 아니었지만 사장이 되면서 개종했다. 하지만 행사 때 합장도 안해서 불교신자가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님들의 출연거부에 대해 불교방송 사측은 “이번 사태는 진행자가 방송을 사유화하려는 행동으로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스님들은 방송에서 사장을 비판하는 개인의사를 표명하며 방송윤리를 위반했다”며 날을 새웠다.

그러나 불교방송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출연거부 사태는 최근 불교방송 경영감사에 나섰던 이사회가 뮤지컬 <원효>사업의 비리정황을 확인했는데 이것이 영담스님측을 압박하고 있어 영담스님측에서 선제적으로 이채원 사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비롯되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불교방송노조(위원장 전영신)는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열어 18일 영담스님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BBS 불교방송.
 
불교방송 노조는  “영담은 최근 사내 일부 세력인 희망노조를 앞세워 ‘이채원 사장 이교도설’을 유포하더니 ‘승가모독’이라는 사실을 퍼뜨려 언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영담스님이 불교방송 후원회에서 관리해야하는 불교방송 후원금을 재단법인으로 귀속시켜 재단 운영비로 사용하며 출장비와 활동비 등으로 매년 2억5000만원을 쓴 점을 두고 횡령을 주장하고 있다.

또 2011년 뮤지컬 <원효>에서 영담스님이 불교방송으로 들어온 7억원의 광고비와 협찬금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중불교문화교류재단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영신 노조위원장은 이 같은 혐의를 고발하는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담스님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불교방송 후원금은 재단 운영비로 사용해도 된다. 내가 원한다고 돈을 빼돌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횡령혐의를 부인했으며 “뮤지컬 <원효> 협찬금은 재단으로 돈을 주니까 받은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노조는 사장 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설립된 희망노조(위원장 손근선)는 이사회 승인없이 리베이트를 받았다며 이채원 사장을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불교방송은 재단 이사장 영담스님을 중심으로 한 스님세력과 제2노조와 이채원 사장을 중심으로 한 사측 간부와 제1노조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불교방송내에서 불교계와 경영진의 갈등은 끝없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갈등을 두고 불교방송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논쟁이 아닌 내부의 파워게임이다.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답답하다”며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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