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 한국PD대상에서 2012년 MBC·KBS 파업의 ‘상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PD연합회(회장 이정식)가 회원사 중 우수작품과 역량 있는 방송인에게 상을 수여하는 한국PD대상에선 단골수상작이었던 MBC·KBS 주요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웠다.
지난 14일 KBS TV공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MBC PD수첩
지난해 공정방송을 위한 낙하산 사장 퇴진투쟁으로 MBC가 170일, KBS가 95일 파업에 나서며 MBC·KBS 시사교양PD들 전원이 파업에 참여한 결과 마땅한 수상작을 내기 어려웠던 결과다. 특히 PD수첩
이번 시상식에선 서수민 KBS PD가 대상을 수상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25년간 이어진 역대 PD대상 중 예능PD가 대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수민 PD가 역량을 발휘한 부분도 있지만 이번 결과는 지난해 공영방송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암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1년 한국PD대상 수상자는 MBC PD수첩
파업으로 양대 공영방송이 주춤한 가운데 SBS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SBS는 각각 <추적자>(드라마)와 <최후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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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열린 한국PD대상에서 서수민PD가 대상을 수상한 모습. ⓒPD저널 제공 | ||
이번 PD대상을 수상한 서수민PD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예능PD의 첫 수상이란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제 예능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앞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서 PD는 “<개그콘서트>의 힘은 뭔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시청자와 눈을 맞추며 웃음과 위안을 준 데에 있는 것 같다”고 밝힌 뒤 “앞으로도 웃기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사회풍자도 <개그콘서트>의 한 부분으로 열심히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TV진행자상을 수상한 정세진 KBS 아나운서가 “작년과 올해 많이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MBC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며 파업 이후 시청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아나운서들을 응원했다. TV작품상을 수상한 오규익 충주MBC PD는 “올해 수상자 명단에 MBC PD들이 많이 없다. 현장을 떠난 PD들이 하루 빨리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길환영 KBS 사장이 등장해 축사를 건넸다. 길 사장은 “나는 30년 전 KBS PD로 방송을 시작했다. 새내기 때 어떻게 하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든 PD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길환영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고 불공정방송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아 KBS PD들로부터 퇴진을 요구받아왔다.
25회 한국PD대상 주요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대상=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실험정신상TV=MBC경남 <사투리의 눈물 “콱, 마! 궁디를 주차뿌까?”> 최민철. ▶실험정신상 라디오=CBS <2012 대한민국 소리여행-장인, 생각하는 손> 박재철. ▶작품상 TV드라마=SBS <추적자 THE CHASER> 조남국. ▶작품상 TV 시사다큐=SBS 대기획 <최후의 제국> 장경수. ▶작품상 TV 교양정보=EBS 교육대기획 10부작 <학교의 고백> 정성욱 김현우 박유준. ▶작품상 TV예능=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백승일. ▶작품상 TV독립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