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사장 취임 이후 KBS뉴스가 전체적으로 우경화 되고 있으며 권력눈치보기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탐사보도팀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증여세 관련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를 ‘불방’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KBS본부)는 6일 발행한 ‘노보 100호’ 특보에서 “최근 탐사보도팀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공시지가 1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부담부 증여’라는 편법을 사용해 수천만 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방송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탈세’가 아닌 ‘절세’라는 것이 불방의 이유”였다면서 “법적으로 탈세가 아닐 수 있지만 윤리나 도덕성의 측면에서 고위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는데 충분히 뉴스가 될 만한 사안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달 21일 주요 매체들은 이 문제를 편법 증여의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것으로 확인됐다.

KBS 탐사보도팀 ‘현오석 증여세 미납 의혹’ 리포트가 불방된 이유

   
2013년 2월26일 KBS <뉴스9>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관련한 KBS보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KBS본부는 “새누리당의 ‘야당의 새 정부 발목잡기’ 주장을 KBS뉴스가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의 진용이 갖춰지자 KBS뉴스가 본격적으로 대통령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새누리당의) 늑장 법안 발의와 비리 의혹 총리 후보 지명, 그리고 그에 따른 각료 인선 지연이 정상적인 새 정부 출범을 지연시킨 주요 원인”이라면서 “KBS뉴스는 스스로 알면서도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더 큰 문제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출범에 대해 언론장악 우려 등 본질을 외면한 채 여야 공방 위주로 보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길환영 체제 이후 KBS뉴스가 전체적으로 우경화와 권력눈치보기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오후에 방송된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 특보방송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KBS본부는 “방송 자체가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방송 내용은 과연 기자들이 말할 수 있는 내용인지 낯이 뜨거울 정도”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스스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역사에 맡기자’고 말했지만 이날 KBS뉴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이날 특보에서 객관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기자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보도국장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길환영 사장, 보도본부 인사 실패가 근본 원인”

   
박근혜 정부 주요 정치일정 관련 KBS 보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본부는 “길환영 사장 취임 후 부적격 인사들을 보도본부의 국장급으로 기용하더니 계속되는 조직 내부의 요구에도 이화섭 보도본부장을 아직도 교체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물론 KBS 기자협회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화섭 본부장의 무능과 불공정을 지적하며 인사 조치를 요구했지만 사장은 스스로 인사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KBS본부는 “그 결과 사내에는 부사장과 보도본부장을 둘러싼 온갖 소문들이 돌고 있다”면서 “우리의 거듭된 경고에도 ‘이화섭 부사장’ 설이 계속 흘러 다니고 있다.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바로 길환영 사장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부사장은 공석이고 보도본부장은 인사조치의 대상인 상황에서 공정방송위원회조차 제대로 열 수 없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은 KBS본부가 노보에서 지적한 뉴스 문제점과 관련, KBS입장을 듣기 위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연락했으나 김 국장은 “공식입장은 홍보실을 통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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