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 핵실험 소식, 집중 분석해 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먼저 통보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 어제 오전 11시57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1의 인공지진이 감지됐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오후 2시43분께 “3차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고요.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핵실험 하루 전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핵실험을 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겁니다. 1차와 2차 때는 20~30분 전에 통보를 했죠.

1-2. 이번에는 좀 일찍 통보를 했네요?

= 주변국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텐데요. 1차 때는 중국에만 통보했는데 중국이 최대 후원국이기 때문에 예우 차원이었을 거고, 미국에 통보한 것은 미국과 외교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결국 뭔가 외교적으로 생색을 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인공위성이나 지진파를 분석하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전 통보라는 게 큰 의미가 없죠. 재미있는 건 미국은 11일 저녁 10시, 통보를 받은 뒤 30분 만에 우리나라에 알려줬는데. 중국은 다음날 새벽 0시45분에 한국 대사를 불러서 알려줬습니다.

2. 미국이 알려줄 때까지 몰랐다, 정보력 부재 이야기도 나오겠네요.

= 국가정보원이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댓글이나 달면서 정작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있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일의 사망 때나 지난해 12월 로켓 발사 때도 전혀 사전 정보가 없었죠. 5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아리랑 2호와 3호는 우리나라는 북한 핵실험 직후 현장 사진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3. 오늘 아침 신문들,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네요.

= 경제지들 표현이 센데요. 매일경제는 “미국 지원 노린 벼랑끝 전술, 격랑의 한반도”라는 제목을 뽑았고요. 한국경제는 “로켓 이어 1조 핵 도박, 김정은의 폭주”라는 제목으로 “성공하면 손실을 보충하고도 남을 정도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20년 비핵화정책, 총체적 실패”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아니라 비확산, 더 나가서 군사적 대응까지 포함되는 반확산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고요. 한겨레는 “위험한 질주,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 게임 상황에서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필요하다면 원치 않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철회하고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라는 무시무시한 조언입니다.

4. 이번 핵실험으로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모양이네요.

= 일단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양산하는 체제에 들어간다면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 간다는 분석도 있고요. 이미 사거리 1만km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성공했기 때문에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미국에 강력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다만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는 건 다른 문제인데요. 핵확산금지조약(NPT)이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나라입니다. 비회원국 가운데서는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개발 중이거나 개발 의심을 받고 있는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이란, 시리아 등입니다.

4-1. 국제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일단 핵 무기를 보유한 건 분명하다는 거네요.

= 일단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 무기를 없애라고 하는 건 안 먹힐 거고. 추가 개발을 막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향신문은 “우리가 북한을 보는 시각도 이제 좀 달라져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는데요. “‘3 No’(No more bomb, No better bomb, No export)에 주력하는 현실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이나 중국도 북한 핵 문제를 그동안 어느 정도 방치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네요.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협상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옵니다.

5. 국민들 불안도 큰데요. 핵 폭탄이 서울에 떨어질 그런 가능성은 없나요.

= 위험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불안을 과장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3차 핵실험 규모는 6~7k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9·11 테러 때 항공기가 부딪힌 충격이 200톤 정도. 그 30배 정도 된다는 거죠. 히로시마에 터졌던 원자폭탄의 절반 수준입니다. 서울은 훨씬 더 밀집돼 있고 500m 상공에서 6kt 규모의 핵폭탄이 폭발했다고 가정할 때 불길이 반경 1.5km까지 번지고, 건물 파손은 반경 2.5km까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비즈 분석인데요. “서울의 인구 밀도를 감안하면 2개월 이내 25만명의 사망자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실제로 군사적 위협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핵 무기는 없지만 남한의 군사력이 월등하게 앞서기 때문에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거라는 겁니다.

6.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움직임은 어떤가요.

= 일단은 정치적으로 유리한 기회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당장 총리와 장관 인선을 앞두고 야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오늘 추가 장관 인선 발표가 있습니다만, 여론의 관심을 나라 밖과 안보 이슈로 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력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분석인데요.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 긴급 회동을 갖고 “북한이 이번 실험을 통해 얻을 게 없으며 국제사회로부터 점점 더 고립돼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핵실험은 핵실험, 인사 청문회는 인사 청문회”라는 입장인데 아무래도 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덜 쏠릴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7. 다음 소식 넘어가 볼까요. 이명박 대통령 셀프 훈장이 논란이네요.

= 이명박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대한민국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받게 됩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는데요. 금만 190돈으로, 약 4800여만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갑니다. 셀프 사면에 이어 셀프 훈장이라는 비난이 나오는데요. 이명박 대통령만 받은 게 아니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모든 역대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이 훈장을 받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에 받았죠. 한나라당이 집안 잔치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7-1. 셀프 훈장, 어떻게 해도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렵네요.

= 세계일보는 오늘 사설에서 “스스로 생색을 내며 최고 훈장을 다는 모습은 국민 보기에 민망하기 짝이 없다,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네요. 문제는 무궁화대훈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대통령과 그 배우자로 한정돼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령을 바꾸지 않는 이상 셀프 훈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아예 안 받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8. 금겹살이라던 삼겹살 가격이 반토막이 됐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 식당에서 가격은 그대론데, 양돈 농가들이 울상이라고 합니다. 한국일보 보도인데요. 1월9일 탕박(털을 제거한 고기) 기준 1kg 당 5379원이었던 돼지고기 도매 가격이 올해 2월8일에는 2865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생산 원가가 4000원이라고 하는데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라 마리당 10만~12만원의 손해라고 합니다. 2010년 말부터 2011년 봄까지 계속된 구제역 때문에 도매가격이 한 때 7000원까지 치솟자 정부가 수입 삼겹살에 관세를 물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구제역이 끝난 지난해에도 1200만마리 분량, 27만톤이 수입됐다는 겁니다. “정부가 국내 수급전망은 생각하지도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수입을 늘리는 바람에 가격폭락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입니다.

9. 저축은행이 추가로 퇴출될 거라는 뉴스도 있네요.

= 경향신문 보도인데요. 세 곳이 위험한데 지난해 6월 말 기준 후순위채권 발행잔액이 459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부실 저축은행 3곳에 대한 영업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후순위채권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후순위채 피해자들은 안타깝지만 현행법상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1년 1월 삼화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것을 시작으로 그해 16개 저축은행이 무더기 퇴출당했고 지난해에도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을 포함해 8곳이 문을 닫았죠. 지난해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년 새 12%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씨앤앰이라는 회사, 이름이 낯설기도 할 텐데요. 우리나라 3위 케이블 방송사업자입니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그리고 씨앤엠인데요. 수도권에서는 가입자가 가장 많습니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가 씨앤엠을 팔고 떠날 거라고 합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인데요. 매각 규모가 2조~3조원에 이를 거라고 합니다. 2007년에 인수할 때 인수 대금의 70%를 차입으로 충당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케이블TV사업이 이른바 현금 장사여서 빚을 내서 회사를 사들이고 회사 돈으로 빚을 갚는 LBO, 레버리지 바이아웃이라는 방식으로 인수한 겁니다. 3500억원을 들여서 6년 만에 원금 대비 약 100%의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10-1. 맥쿼리, 인천공항을 사겠다고 했던 그 회사죠?

= 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 이지형씨가 “지하철 9호선에 관련된 추측성 성명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지형씨, 맥쿼리IMM 대표이사를 지냈죠. 맥쿼리IMM의 대표이사를 지냈을 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경실련이 악의적으로 이지형씨를 모함하는 것은 아니라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10-2. 씨앤엠은 방송 사업자인데 외국계 펀드가 인수해도 됐던 모양이네요.

= 맥쿼리와 MBK파트너스라는 국내 사모펀드가 공동으로 설립한 KCI라는 회사가 61.17%의 지분을 소유했습니다. 방송법에 규정된 케이블 방송 사업자의 외국인 지분 한도는 49%인데요. 국내 펀드를 끼고 들어와 방송법 규정을 우회해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LBO 방식으로 회사를 집어 삼킨 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을 배당으로 돌려서 대출금 이자를 내고 그리고 이제 먹튀를 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맥쿼리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씨앤엠 먹튀가 성공하면 논란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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