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정흥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재공언했다. 민주통합당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검증해야 새 정부가 탄탄한 기반에서 출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위원들이 정흥원 국무총리 내정자의 주요 검증대상으로 꼽은 것은 아들 병역비리 의혹과 변호사 시절 예금이 5억원 불어난 경위와 관련해서다.

특히 정 후보자의 아들 정우준 검사가 1997년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4년 만인 2001년 병역 처분 변경 신청을 한 뒤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로 병역을 면제 받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아들 병역비리 문제와 관련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우준씨가 97년 신체검사 1등급을 받은 이후 대학·대학원 재학생 신분으로 적법하게 입영연기를 하던 중 수핵탈출증(통상 디스크) 발병, 2001년 10월 강남성모병원 진단서를 서울병무청에 제출해 서울병무청이 CT 등으로 대검사 하여 결국 면제 판정을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준비단은 이와 함게 정우준씨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전력증폭기 등 각종 장비를 다루는 실험에 오랜 시간 참여하면서 허리에 무리가 발생하던 차에 여름휴가철을 이용하여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장기간 휴식 없이 운전을 하게 되었고 운전직후 거동이 힘들 정도의 통증이 본격화되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준비단은 “서울로 돌아온 직후 집 근처의 척추전문병원에서 MRI 촬영후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 후유증을 우려, 비수술적 방법에 의한 치료를 우선 받아보라는 권유에 따라 1년 넘게 치료를 받았고 병역 면제이후에도 한방병원에서 한약, 약침, 추나요법 등의 치료를 20여회(‘01.12~’02.7) 받았다”며 디스크가 ‘지병’임을 주장했다.

준비단은 또한 “97년 대선에서 병역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정치인 및 사회지도층 병역비리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군 신체검사가 대폭 강화되는 상황이었다”며 “면제처분 당시 광주지검 검사장으로 신고 및 공개 대상인 후보자의 자제가 허위로 병역면제를 받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집무실을 나서 총리실 관계자들과 점심식사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후보자의 예금이 2년도 안 돼 5억원이 넘게 증가한 과정도 의혹이 제기된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6년, 약 1년8개월여 동안 법무법인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순수한 예금만 무려 5억5천여만원이나 증가했다. 검사 출신으로 전관예우 차원에서 법무법인에 고액에 영입이 된 것인지, 실제로 전직 고위검사로서 역할을 했는지가 관건이다.

준비단은 이에 대해 “후보자의 재산 관련부분은 설 연휴로 관련 자료의 확인이 어려워 설 연휴 직후 금융기관의 최종확인 등을 거쳐 13일 오전 중 해명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13일 오전 인사청문특위 원유철 위원장과 여당 특위 간사인 홍일표 위원장을 만나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인사청문위원은 간사를 맡은 민병두 의원과 전병헌 의원, 이춘석 의원, 최민희 의원, 홍일표 의원 등이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이에 대해 총리실의 해명과 자신감에도 아들 병역의혹, 재산 의혹 등이 잇따르고 있다”며 “법조인 출신이며, 일명 ‘친박공천’의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정홍원 후보자가 책임총리제 실시에 걸 맞는 초대인물인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이번 인사 또한 돌려막기 식 재활용 인사”라며 “인수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에 이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정홍원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당선인의 인재풀에 대한 여러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이런 식의 돌려막기, 재활용식 인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대통합에 맞는 인사인지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