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방송인 한국경제TV가 언론윤리문제에 너무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재원과 부적절한 돈 거래로 기자윤리를 위반하고,금품갈취 혐의로 대법원까지 갔던 기자를 법원의 무죄판결을 이유로 취재현업에 복귀시켜, 내부기자들로부터 비판(‘금품갈취논란’ 기자, 무죄 받자 버젓이 현장으로?)을 받았던 한국경제TV가 이번에는 증권프로그램 PD가 금품과 향응을 받고 주가조작꾼들을 출연시켜 검찰에 구속된 사건이 있었음에도 사과방송도 하지 않고, 담당PD를 징계없이 권고사직만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TV는 지난 1일 증권 전문가를 사칭한 주가조작꾼에게 금품과 향응을 받고 방송출연을 시켜준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김아무개(36) 전 한국경제TV PD에 대해 권고사직을 쓰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PD는 지난달 초 자신이 연출하고 있던 한국경제TV '대박파트너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던 증권방송 전문가들이 주가조작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나자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전 PD가 주가조작꾼들로부터 상당기간 거액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한경TV 쪽에서는 검찰이 김 전 PD를 소환하기 전까지도 그의 비리를 밝혀내지 못했다. 한경 관계자 말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 움직임이 보이자 김 전 PD가 회사에 자백을 하고 사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송재조 한경TV 뉴미디어본부장은 "내가 인사위원장으로서 따로 불러서 문책도 하고 조사도 했지만 우리에게 계좌추적권이 없는 이상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언론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당연히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연루자를 일벌백계해 해고해야 할 사안임에도 회사가 조용히 덮고 넘어가려 했다고 비판했다. 증권방송의 주가조작 실체가 드러난 후에도 한경TV는 사과 방송을 하지 않았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런 문제는 당사자 개인의 윤리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언론사 차원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특히나 경제방송처럼 유료정보를 주고받는 경우 조작과 비리 가능성이 있기에 내부 윤리위원회 등 면밀한 내부 제도들을 확립해 운영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신문 2일자 1면.
 

매일경제신문 2일자 <자본시장 독버섯 고발한다 ①> 제하 기사에 따르면 김 전 PD는 지난 2011년 당시 증권전문가로 출연하던 라아무개씨로부터 3000만원의 현금을 건네받았다. 그는 또 서울 강남의 요정에서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PD는 또 라씨 등이 종목을 추천하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수해 놓고 방송에서 추천해 주가가 오르면 먼저 차액을 챙기고 매도하는 선행매매에 대해서도 눈감아준 대가로 뇌물을 받을 것으로 드러났다.

강기수 한경TV 부국장은 최근 회사가 일련의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것에 대해 “쉬쉬할 얘기도 아니고 달게 매도 맞아야 하지만 너무 많이 아프다”며 “내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서 환골탈태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