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독자들에게 가장 ‘충격’을 준 언론사는 어디일까. ‘충격·경악·이럴 수가·헉!·숨 막히는’ 등과 같은 단어가 제목에 포함된 기사를 리스트로 제공, 낚시기사를 감시하고 있는 ‘고로케’(hot.coroke.net)는 ‘충격 받은 독자 일동’ 이름으로 매일경제에 ‘충격상’을 수여했다.

독자 일동은 “위 언론은 기사 제목에 ‘충격 경악 결국 멘붕’ 문구를 가장 열심히 추가하여 한 달 간 79건의 낚시제목 기사를 송고, 경쟁사를 제치고 충격 부문 1등을 차지하였기에 그 노고를 치하한다”고 밝혔다. 2위는 총 78건의 기사로 안타깝게 1위를 놓친 한국경제였다.

5위 아시아경제(63건)까지 포함하면 낚시기사 상위 1~5위 언론사 중 경제지만 세 곳이다. 경제지 성격상 경제 기사로는 조회 수를 올리기 어려워 온라인 트래픽 유도를 위해 제목을 더욱 자극적으로 뽑은 결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이럴 수가 알고 보니 무슨 일 폭소 헉’ 문구를 가장 열심히 사용해 한 달 간 106건의 낚시제목 기사를 송고, ‘알고보니상’을 받았다. 한국경제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문구도 한 달 간 266건이나 사용해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 고로케로부터 충격상을 받은 매일경제.
 

스포츠조선은 기사 제목에 ‘몸매 미모 숨 막히는 00女’ 문구를 기사 제목에서 69건이나 송고하며 1월달 ‘숨막히는 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 경제지의 온라인팀 관계자는 “수시로 고로케 사이트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수상소감을 묻자 “공식 입장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고로케는 지난 4일 홈페이지를 구축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을 단어별로 모아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신문사 홈페이지 전체기사 목록에 있는 기사를 2~3시간 안에 자동검색 해 특정 단어가 포함된 기사 제목을 자동 수집하고 있다.

고로케는 누리꾼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키며 각종 언론에 소개됐다. 뉴스 서비스 미디어다음은 트위터에서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사건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면서 “미디어다음 편집자들은 ‘충격 고로케’에서 언급한 제목의 기사는 편집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고로케 사이트에선 낚시기사의 높은 조회수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최근 생겨났다. 누리꾼들이 낚시기사 리스트를 보며 무심코 클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 낚시 기사를 클릭할 경우 “다음 웹사이트에 낚시기사가 있습니다”라며 경고 메시지가 뜬다.

운영진은 “과거에 이 웹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에이 제목에 낚였네’ 하고 그저 브라우저창을 꺼버렸더라도, 이미 페이지가 열린 이상 해당 언론사는 클릭 당 광고수입을 챙긴 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클릭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운영진은 이어 “낚시기사 클릭은 언론사 사장으로 하여금 광고수입을 노린 선정적 기사 생산, 속보 남발, 정론지 포기, 심층기사 도외시 등을 부추겨, 저널리즘을 망치고 기자정신을 비웃는 언론 문화를 조장하며 양심과 신념을 지키던 기자들을 주눅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고로케는 앞으로도 매달 최고의 낚시언론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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