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셋째 딸이 지난 2011년 삼성물산에 경력직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채용공고상의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또다른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21일 오후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질의에서 “최초 삼성물산이 제출한 자료를 봤을 때 삼성물산 채용 기준이 석사의 경우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면 되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채용 공고를 찾아보니 이는 공통 자격에 불과하고 건축·설계의 경우 10년 이상의 자격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질의에 이 후보자는 분명하게 반박하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그 부분은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건축 분야에서 일했지만 설계팀에 있는 것은 아닐 거라고 추측한다”며 “삼성물산에서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재를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자는 특수업무경비와 관련해서도 인사청문위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에 뚜렷한 답을 못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특수업무경비를 횡령한 사실이 있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특수업무경비 횡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냐고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이 추궁하자 “(특수업무경비를) 횡령했다면 사퇴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재직 당시 월 300만~500만원의 특정업무경비(6년간 2억2000만여원)를 개인통장으로 지급 받아 보험료나 카드대금 결제 등에 사용하며 사무처의 지침을 어겼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를 했다.

이 후보자는 밤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이 특수업무경비와 월정직책금 입금 내역을 공개하며 특수업무경비가 업무 외 용도로 사용됐는지 여부에 대해 묻자  “통장엔 꼭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가족 친지간 돈 거래도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높은 등급의 항공기 좌석을 발권하고 나서 이를 낮은 등급의 좌석으로 바꿔 차액을 얻었다는 일명 '항공권깡'에 대해서도 “사실이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동흡 후보자가 답변 도중 연신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고 있다.
 

5·16에 대해서도 묘한 답변이 나왔다. 그는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의 5·16이 군사반란인지 군사혁명인지에 대한 물음에 “군사반란인지 군사혁명인지 말씀드리기 어렵고 일반적인 학자들의 견해 동의한다”고 머뭇거리다가 최 의원의 추궁이 계속되자 “5.16은 쿠데타라고 학교에서 배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낙태 제도와 관련해선 “태아의 생명권도 귀중하지만 태아가 아직 생성조직이 안됐을 때에는 임부에게도 자기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격 있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자격 있는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만 낙태가 가능하다는 것에 찬성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특정한 일정 없이 불필요하게 해외 출장을 늘린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의 “미국에 공무를 보러 가서 딸을 만나 멕시코로 여행을 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그 부분은 죄송하다”며 “연가 안 쓴 게 많아 연가를 신청했어야 하는데 행정처리를 못한 부분은 사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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