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가 2013년 초부터 새 예능 프로그램을 투입하며 공격적 편성에 나서고 있다. 3사 모두 ‘힐링’ 포맷을 가져가면서도 조금씩 다른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KBS는 시청률이 보장되는 강호동을 영입했고, SBS는 기존 프로그램을 손질하고 파일럿을 활용하며, MBC는 톱스타가 없는 대신 차별성과 가족애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KBS 2TV는 22일 밤 ‘달빛 프린스’ 첫 방송을 내보낸다. 12일 첫 녹화를 마쳤다. 강호동의 KBS 복귀작이자, MBC ‘무릎팍도사’의 문은애 작가가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탁재훈·정재형·용감한 형제·최강창민이 보조MC로 나선다. 매주 게스트가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출연, 책의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포맷이다.

첫 방송에선 연기자 이서진이 출연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을 놓고 사춘기를 주제로 이야기에 나선다. ‘달빛 프린스’ 제작진은 “큰 문제가 없으면 게스트의 책 선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에서 책을 다루는 것 자체가 출판시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관건은 책이란 키워드와 강호동 특유의 진행을 조화롭게 연출하는 것이다.  

   
▲ KBS '달빛 프린스' 제작발표회에서 강호동. ⓒKBS
 

KBS는 이밖에도 스마트폰 등 기계 없이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과 고부갈등 같은 가족문제를 게스트와 전문가 이야기로 풀어가는 ‘풀하우스’를 정규 편성한다. 시트콤을 포기한 MBC와 달리 2월 중순 ‘일말의 순정’이란 시트콤도 방영할 예정이다. ‘해피투게더3’의 경우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MBC ‘무릎팍도사’의 시청률과 반응이 점점 높아지면서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SBS는 ‘정글의 법칙in 아마존’, ‘런닝맨’, ‘K팝스타’, ‘스타킹’, ‘붕어빵’ 등 주말 예능이 모두 호평 속에 선전하고 있어 주말 라인업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강호동의 ‘달빛 프린스’와 격돌하는 화요일 밤 시간대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강심장’을 전면 개편해 2월 중순 시즌2로 나선다. MC로는 신동엽과 윤종신, 최근 ‘힐링캠프’에 출연해 예능감을 보여준 김희선이 나올 예정이다.

‘강심장2’ 제작진은 3~4인의 소규모 게스트를 중심으로 생활 밀착형 주제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생활 속 다양한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구체적 심리와 반응을 매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수집한 결과를 토크의 중심축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강심장2’는 KBS ‘1박2일’ 출신의 신효정 PD가 메인연출을 맡으며 주목 받고 있다.

SBS는 이밖에도 여러 개의 파일럿 제작을 진행하고 있으며, 2월 중순에 2013년 상반기 예능 라인업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미리 유행될 만한 것을 선정해 체험하는 ‘유행의 발견’, 영화 ‘577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어 연예인들이 6박7일간 150km 이상의 도로를 함께 걸으며 겪는 사건을 보여줄 ‘행진’도 준비를 마쳤다. ‘고쇼’는 폐지가 확정됐다.

   
▲ SBS '강심장2'의 MC를 맡게 될 김희선, 신동엽, 윤종신. ⓒSBS
 

 

   
▲ MBC '토크클럽 배우들'의 한 장면. ⓒMBC
 

장기파업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있는 MBC는 새해부터 ‘아빠! 어디가?’와 ‘토크클럽 배우들’, ‘블라인드 테스트 180도’를 신설했다. 어찌보면 지난해 파업 여파에 따라 파일럿 프로그램이 반복되어온 것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실패를 속단하기엔 이르다.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이기 이전에 아빠인 남성 출연진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전하며 첫방송에서 호평을 얻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3일 방송에선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5% 이하 시청률에 허덕이던 ‘일밤’치고는 높게 나온 편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러나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미션은 곧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이며 (가족이) 성장하는 모습이 억지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여배우들이 집단으로 출연하는 이색적인 콘셉트로 지난 14일 첫 방송 된 ‘토크클럽 배우들’은 4.1%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MBC홍보 관계자는 “‘코미디에 빠지다’도 11일 방송에서 시청률 5%를 기록하는 등 MBC예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이블에서는 해외에서 성공한 포맷을 가져와 국내에 선보이는 작품이 눈에 띈다. tvN은 ‘더 폰 코리아’의 첫방송을 오는 2월 8일 내보낸다. ‘더 폰 코리아’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전화를 받고 모든 미션에 성공하면 3천만 원을 받는 포맷이다. 지금껏 연예인이 수행하던 미션을 일반인이 수행하는 셈이다.

tvN 관계자는 “카메라가 노출 안 되는 가운데 촬영할 생각이다. 미션 참가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 중 랜덤으로 미션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부제는 ‘전화를 받는 순간, 당신의 하루는 블록버스터가 된다’이다. 한편 최근 CJ로 옮긴 나영석PD의 데뷔작은 올해 상반기 중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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