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린채널’ 제작진이 14일 태준식 감독이 연출한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의 방송 연기에 대해 공개사과 했다.

‘열린채널’은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단편영화 등을 소개하는 공익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초 KBS심의실은 쌍용차 사태를 다룬 11분 분량의 미니 다큐멘터리인 태 감독 작품에 등장하는 정혜신 박사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을 불방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태 감독에게 어떠한 양해나 통보가 없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결국 1월 11일 방영이 확정됐으나 이 또한 일방통보여서 태 감독이 방영 중단과 함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열린채널’ 제작진은 14일 사과문을 내고 “프로그램 담당자의 갑작스런 발령에 따른 인수인계과정의 잘못과 착오로 사전에 방송 연기에 대한 연락을 드리지 못하고 출품 당사자에게도 이를 자세히 설명해 드리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방송법에 의해 보장된 퍼블릭 액세스 권리를 출품자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최대한 보장해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태준식 감독은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할 열린채널이 KBS 자체 판단에 의해 방영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양측은 합의하에 오는 25일 ‘미안해요 함께 할게요’를 방영하기로 했다.

한편, 쌍용차 사태에 대한 KBS의 보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다수 언론이 쌍용차 노사가 지난 10일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을 복직하기로 합의한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뤘지만 KBS는 뉴스9에서 단신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SBS가 8뉴스에서 헤드라인(2꼭지)으로 보도하고, MBC가 뉴스데스크 4번째로 보도한 것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함철 KBS기자협회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난 11일 편집회의에서 쌍용차 문제를 단신으로 보도한 것에 대한 부장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KBS가 이번 사안을 주요하게 보도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부장들의 문제제기에 보도국장은 ‘단신으로 가는 것이 적절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