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1048억 원 감소했다. MBC가 24일 자사 특보를 통해 공개한 연도별 광고매출 추이에 따르면 MBC는 올해 총 4929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했다. 세계경제위기였던 2009년 4496억 매출에 이어 2000년대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MBC는 지난해 5977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했다.

MBC는 올해 경영실적을 두고 “170일간 장기파업의 여파로 유례없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밝힌 뒤 “올해는 상당 폭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성과급은 기준에 미달해 지급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MBC는 파업 전이던 1월에는 전년보다 41억 원 높은 매출실적을 보였으나 파업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 파업이 장기화 되던 6월부터 매출격차가 벌어졌다.

MBC는 “김재철 사장은 지난해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원들에게 352%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파업으로 적자가 예상된다며 MBC가 잃은 광고 수익이 경쟁사들에게 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2011년, 2012년 월별 광고매출액 추이. ⓒMBC

MBC는 “내년에는 신사옥 준공을 위한 자금도 대규모로 소요되고 프로그램 제작비 투입액도 커 조속히 프로그램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광고매출 감소가 계속돼 경영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전망하며 신속한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뉴스데스크> 시간대를 36년 만에 옮기고 <놀러와>처럼 시청률이 부진한 프로그램들을 폐지한 것은 이 같은 경쟁력 회복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경영진이 있는 한 경쟁력 회복은 구호로 그칠 확률이 높다. MBC는 지난 18대 대선방송에서도 평균 4.6% 시청률로 3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KBS는 15.1%, SBS는 8.9%였다. 2007년 9.1%였던 대선방송 시청률을 놓고 보면 반 토막 수준이다. 콘텐츠의 ‘신뢰도’ 하락 때문이다.

MBC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을 보도한 이 법적 무죄를 받았으나 경영진이 뉴스를 통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보도하는 촌극을 내보냈다. 이후 법원은 MBC 경영진의 사과문이 제작진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 10월 정정 보도를 지시했다.

18대 대선 기간 중 MBC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에 대한 편파보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기도 했다. 故 김근태 전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진 사고를 냈으며 주요한 수치를 잘못 표시하거나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사퇴’를 두고 ‘민주통합당 이정희 후보 사퇴’라고 말하는 등 방송사고도 반복됐다. 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대선기간 중 매주 실시한 10번의 ‘편파보도’ 여론조사에서 MBC는 조선일보·KBS 등을 제치고 7번이나 1위를 차지했다.

   
▲ 김재철 MBC사장(가운데). ⓒ이치열 기자

신뢰도 하락은 시청률 수치로 나타난다. 2012년 저녁 메인뉴스 시청률 추이를 보면 KBS <뉴스9>는 18~20% 사이, SBS <8뉴스>는 10~12%, MBC <뉴스데스크>는 4~6%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영진은 36년 만에 <뉴스데스크>를 8시로 옮겼으나 시청률 상승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장은 이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뉴스 신뢰도를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하겠다는 고민이 부재한 가운데 36년만의 편성시간대 변경이라는 충격요법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를 만들어가는 진행자와 기자의 역량”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현 경영진은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편 가르기 인사를 통해 자기편만 보직에 앉히고 있는데 (보직자) 대부분이 무능력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하며 “능력 있는 기자·PD를 신천교육대로 보내고 지역지사로 보내는 등 제작 부서에서 배제하는 상황에선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대다수 직원들이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 구조적 상황에 대한 처방은 현 경영진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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