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제목에서 차별을 두거나 여야인사의 특징을 긍정·부정 묘사하거나 익명성을 빙자해 특정 후보에 불리한 기사를 게재하는 따위의 행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승선 교수(충남대 언론정보학)팀이 언론노조의 의뢰를 받아 11월 5일부터 12월 12일까지 조선·중앙·동아·한겨레·경향 등 5개 일간지의 대선보도 1167건을 분석한 결과다.

이승선 교수는 모니터 총론을 통해 “독자들은 오래전부터 조중동이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과 한겨레·경향이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하며 “각자 이념적 성향을 사실대로 밝히고 사설과 칼럼을 게재하는 것은 바람직하겠으나 인신공격과 비약이 있다. 일반기사에서도 편파성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조중동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추진방식을 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전략이라 평가하고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를 멸시했다. 조선은 지난 8일자 강천석 칼럼에서 “무슨 진보당 후보도 이제 두 번만 보면 끝이다”라고 적었다. 중앙은 12일자 사설에서 ‘막장 드라마’, ‘궤변’, ‘거짓 선동’, ‘일방적 비방’ 등의 단어로 이 전 후보를 비난했다.
 
중앙은 또 12일자 5면 기사에선 문 캠프와 박 캠프 인사를 소개하며 여권 인사의 경우 부정적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야권 인사에 대해선 부정적 언급을 노출시켜 형식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했으나 기사내용은 차이가 있었다는 게 연구팀 분석이다. 
 
박은주 조선일보 문화부장은 8일자 <뽑아주면 뭐하노, 소고기 사먹겠제> 제하 칼럼에서 “문재인이 착한 척 하면 뭐하노. 노빠들 뛰쳐나오겠제. 뛰쳐나오면 뭐하노. 천방지축 난리들 치겠제”라고 적은 뒤 문재인·안철수의 국민연대를 두고 “특정 정파의 권력획득을 위해 고전적 단어를 독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승선 교수팀은 “문재인·안철수 공조를 퇴행과 야합 프레임으로 다루는 사례가 조중동에서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신문사 간 정파성 역시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strongman’ 보도였다. 최근 타임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strongman’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조선과 중앙은 ‘실력자’라고 표현했고, 동아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번역했다. 새누리당은 이 단어를 ‘강력한 지도자’로 번역했다. 반면 경향은 ‘권력자’로, 한겨레는 ‘철권 통치자’로 번역했다. 
 
이승선 교수팀은 조중동의 경우 유권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요 후보들 간의 직접적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당 후보에 의해 무산된 ‘토론 무산’ 문제는 회피하거나 축소 보도했다고 전했다. 경향은 8일자 신문에서 후보 간 사진 처리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만 컬러로 처리했다.  
 
높은 익명취재원 비중은 공통의 문제였다. 이승선 교수는 “취재원 익명 처리는 기사의 부실과 기사내용에 대한 언론의 책임 회피를 가져온다. 익명 취재원 발언을 직접인용으로 제목처리 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조선·중앙에 비해 한겨레·동아·경향에서 실명 취재원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올해 눈에 띄는 긍정적 보도변화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보도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점을 꼽은 뒤 “기존 취재관행이 불공정 보도의 주범”이라며 언론의 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