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선후보 TV토론을 두고 박근혜 후보가 가장 잘했다고 보도한 중앙일보가 최악의 대선보도로 꼽혔다. 전국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9주차 최악의 대선보도를 물은 결과 423명의 응답자 중 46%가 중앙일보를 지목했다.

중앙일보는 5일자 1면 기사에서 ‘누가 토론 잘했나’라는 그래픽을 통해 ‘박근혜 36%, 문재인 29%, 이정희 19%’ 결과를 제시했다. 박근혜 후보가 세 명의 토론자 중 가장 토론을 잘 했다는 뜻이었다.

이 조사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실시한 것으로 100% 유선전화로 진행됐으며 표본은 554명이었다. 또한 이번 조사는 표본추출 없는 ‘편의표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중앙일보가 지인을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중앙일보 조사는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할당 표집 방식과는 달리 TV토론을 보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조사를 한 이후 가중치를 부여해 사후 보정한 것”이라며 “이번 문제는 제한적인 시간 내에 빠르게 결과를 내놓으려고 하다 보니 발생한 신뢰성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12월 5일자 1면 기사.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신창운 박사는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응답 이후 성, 연령, 지역별로 할당해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에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편의표집방식을 이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선거법 위반이라 볼 수 없지만 신뢰도에 대한 이의제기가 서면으로 들어온다면 (중앙일보 측에) 자료제출을 요구한 뒤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응답자의 37%는 지난 5일 KBS <뉴스9>의 ‘0.1%의 공세…아쉬운 유력 후보 검증’ 보도가 최악의 보도라고 꼽았다. 언론노조는 “KBS는 이정희 후보의 발언과 그에 따른 파장은 지적하지 않고 자격 미달인 후보가 토론회를 망쳤다는 식으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지금까지 총 아홉 차례 최악의 대선보도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MBC가 6차례, KBS·조선일보·중앙일보가 각각 한 차례 최악의 보도로 선정됐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