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창립 24주년 기념식 및 제22회 민주언론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6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은 “이제 지난 5년의 승부를 가름할 최후의 전투가 남아있다”며 언론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이강택 위원장은 창립기념식 자리에서 “지난 1년 간 우리는 통탄스럽게도 언론장악에 맞서 승리를 얻지 못했다. 그 결과 적들에 의해 (이명박 정부에서) 450여 명의 동지가 해고·징계됐다. 급기야는 노골적 편파보도가 자행되는 현실을 목도했다”며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 자리에서 1만 5천 언론노동자의 명예를 걸고 앞으로 한 달 간 새로운 대투쟁을 선언한다”며 “전 조합원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편파왜곡 실태를 고발하고 언론장악세력의 기도를 파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은 언론노조 모범조직 및 모범 조합원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모범조직으로는 △서울신문 지부(지부장 이창구) △연합뉴스 지부(지부장 고일환) △스카이라이프지부(박태언)가 뽑혔다. 모범조합원상은 △서울신문지부 장형우 △연합뉴스지부 공병설·권혁창·고형규·경수현 △YTN지부 박진수 △경향신문지부 김민철 △국민일보·CTS지부 김상권 조합원에게 돌아갔다.

언론노조 창립기념식에 이어 진행된 민주언론상 시상식에선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과 편집권 독립을 위해 싸워온 이정호 부산일보 전 편집국장과 이호진 부산일보 전 지부장이 본상을 수상했다. 보도부문에선 ‘최필립-이진숙 비밀회동’ 단독기사를 쓴 최성진 한겨레 기자가 영예를 안았다. 특별상은 정인섭 민주전역시민회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

김중배 민주언론상 심사위원장(전 MBC사장)은 “이승만 독재정권 시절부터 이어진 부산일보의 저항정신을 계승한 점에 비추어 부산일보 언론자유 수호투쟁을 높이 평가했다”며 심사배경을 설명했다. 김중배 위원장은 “한겨레 최성진 기자 역시 정수장학회의 ‘MBC와 부산일보 민영화 및 지분매각 기도’를 폭로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고 밝혔다.

이정호 전 편집국장은 “부산일보 기자와 노조원들은 특정 정치세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확보하고 독립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거침없이 싸워왔다”고 말한 뒤 “기자정신을 관통하는 언론자유와 공정보도의 가치는 언제나 지켜져야 한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정호 전 국장은 “사장은 신문 발행을 중단시키는가하면 후배들에게 징계를 남발했다. 지금도 송대성 정치부장과 이상민 사회부장 이병국 편집부장 등이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편집권을 지키기 위해 수개월 째 출근투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호진 전 노조위원장은 “이번 상은 힘들게 싸워온 과정에 대한 격려로 알고 우리가 원했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질기게 싸우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지난 1년 간 파업기금을 벌려고 출입처 대신 한우 도축장을 찾는 국민일보 기자를 따라 강원도 횡성을 다녀왔고, 문화방송 노조의 대화를 외면한 채 대중목욕탕을 사장실처럼 드나드는 김재철 사장에게 방송 공정성 훼손에 대한 입장을 듣겠다며 목욕탕을 뒤졌다”며 소회를 밝혔다.

최성진 기자는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현장을 포착해 시민사회의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요구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던 그들의 음모를 알린 것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밝힌 뒤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마땅히 보도했을 것이다. 곧 검찰에서 기소한다고 하는데 진실보도에 대한 고초라면 마땅히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상의 모든 영광을 1년 내내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모든 언론인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민주언론상 본상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 주진우씨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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