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5사 대선보도 81건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야권(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방송 분량이 1대 1로 나타났다. 최근 정치권 이슈가 ‘단일화’인 점을 감안했을 때 단일화 주체인 후보 2명의 보도 비중과 다른 후보 1명의 비중이 같다는 건 그 자체로 편향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더욱이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4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KBS· MBC·SBS 보도국을 찾아 박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가 많다며 항의한 것에 비춰보면 의외의 결과다. 특히 MBC의 경우 새누리당·박근혜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비판하는 리포트를 내보낸 뒤 단일화 리포트를 내보내며 노골적인 편향보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최영재 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 연구팀에 의뢰해 지난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KBS·MBC·SBS·YTN·OBS 등 방송5사 대선 보도를 분석했다. 이는 권영세 새누리당 대선캠프 상황실장이 지난 12일 지상파 방송사의 대선 보도에서 박 후보 분량이 야권 후보들에 비해 부족했고 내용도 비판적이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연구팀이 방송 5사의 저녁 메인뉴스 대선보도 81건의 주인공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후보는 15건,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13건, 안철수 후보는 3건의 보도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여·야 비율이 15:16으로 비슷하게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야권단일화라는 초미의 관심사가 전개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비정상적 비율”이라 지적했다.

이 같은 ‘비정상적 비율’ 주장에 대해 황용구 MBC 보도국장은 “단일화 표방 이전엔 세 후보에 대해 1대 1대 1 비율로 보도했다. 같은 맥락에서 야권 단일화를 공표한 이상 여야 1대 1의 비율로 보도하는 것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MBC의 경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단일화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박 후보의 정책 공약을 단일화 보도보다 앞에 배치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9일 단일화 보도에서 여당 비판을 내보낸 후 단일화 협상보도를 내보냈으며, 13일에는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이란 주요 이슈에도 박 후보의 일정을 먼저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2주간 KBS·MBC·SBS의 메인뉴스 중 단일화 및 후보동정 소식을 분석한 결과 MBC는 2주 동안 6차례를 위와 같은 방식으로 편집했다. 이에 반해 KBS는 같은 기간 동안 박 후보의 단일화 비판 및 박 후보 동정 뉴스가 단일화 뉴스 보다 앞에 배치된 경우가 없었으며, SBS는 한차례(12일)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어 “안 후보의 MBC노조 농성장 방문 리포트(9일)의 경우 왜 농성을 하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고, 안 후보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경영진 입장만 대변한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당시 안 후보는 ‘김재철 MBC사장 해임 촉구를 위한 철야투쟁’ 농성장을 찾아 MBC노조 관계자들 앞에서 “김재철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MBC는 당일 뉴스에서 “자신이 정권을 잡을 경우엔 사장 인사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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