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가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장(66)을 연임시켰다. 이성준 이사장은 올해로 3년 임기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문화부의 결정으로 2013년 12월까지 임기가 늘었다. 이성준 이사장은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의 언론위원회 본부장 겸 특보단장을 맡았던 ‘MB특보’ 출신이다.

문화부는 지난 15일 언론재단 측에 공문을 보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과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 이성준 이사장의 연임을 확정 통보했다. 연임기간은 오는 12월 24일부터 2013년 12월 23일까지다. 재단 정관에 따르면 임원은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이번 연임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고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은 2012년 기획재정부 경영평가 최우수등급인 A를 받았다. 문화부는 “이성준 이사장은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상위 등급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 공공기관법상 경영평가에서 B등급 이상 나올 경우 연임기준이 된다.

문화부는 이성준 이사장 연임 배경을 두고 “이질적인 3개 통합기관(언론재단,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을 조기 융합하고, 상이한 임금체계를 단일화하고, 편차 심한 급여를 균형화시키면서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성준 이사장은 지난 16일 임원회의 자리에서 이번 연임을 두고 “지난 3년간 펼쳐온 개혁과 혁신의 과업들을 마무리 짓고 재단을 단단한 반석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소명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준 이사장은 지난 2010년 1월 4일 이사장에 취임할 당시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해 언론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이후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각종 재단 사업이 조중동 등 보수신문에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0년 4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노동조합은 이성준 이사장 임기 초기 당시 인사 전횡과 일방통행식 업무 처리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이 이사장이 상식 밖의 언동으로 직원들의 인격을 짓밟아 가며 자신만의 일방소통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연임 결정을 두고 언론재단 내부에선 “정권교체시기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언론재단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성준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임원들이 지난 3년 간 언론재단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었는지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언론재단은 이념과 정권에 상관없이 민주적 여론 형성을 위해 언론을 지원하는 기구이지만 지난 3년간 언론재단의 모습은 언론 유관단체 중에서 가장 정권의 눈치를 보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성남 부위원장은 “언론 관련법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재단에게 맡기면 망가져왔다”며 이번 연임 결정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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