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언론장악사태에 대해 연일 명확하고 강경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후보는 12일 오전 부산시 동구를 찾아 부산일보 편집권독립을 주장하다 지난 달 해고된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과 약 30분간 면담을 가졌다.

안철수 후보는 이 자리에서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해 “나는 당신과 의견이 다르다. 그렇지만 당신이 말하는 것을 누가 방해하면 나는 당신의 편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그것이 정말 진정한 언론의 자세인것 같은데 (현 상황은) 참 안타까운 것 같다”며 말했다. 

안 후보는 “우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MBC·부산일보 다 정수장학회와 관련 있는 쪽이 심각하게 편집권이 훼손되고, 국민들의 알 권리가 무참하게 방해 당하고 짓밟혔다”고 말해 정수장학회와 관련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 후보는 “어떻게 이런 일(언론장악 사태)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생기는지 부끄럽다”며 “우리나라가 경제력은 15위지만 언론 자유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하루 빨리 언론이 정상화 되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전 편집국장은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총칼로 언론 자유를 탄압했는데 지금 문민화 된 시대라는 이 시기에도 그런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전 국장은 이어 “MB 정권 하에서 해고나 징계 받은 언론인이 470여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이 전 국장은 “정수장학회는 사회에 환원됐다고 하는데 사실은 사유화 된 상태다. 지속적으로 정수장학회 인적 구성이라든지 내림을 보면 박근혜 후보라는 특정 정치 권력을 위한 보도를 요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정호 전 국장의 말을 들은 뒤 “정수장학회 문제의 중심에 박근혜 후보가 있고, 박 후보가 자신의 책임들을 이사진에 떠넘기고 있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전혀 없다. 대선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그냥 밀고 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우리나라 국격이나 품위를 위해서도 박근혜 후보가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박 후보의 입장표명을 강하게 촉구했다. 

안 후보는 지난 9일에도 ‘김재철 MBC 사장 해임 촉구를 위한 철야투쟁’ 농성장을 지지방문 해 “김재철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도 더 이상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연이은 안 후보의 발언은 현재의 언론장악 논란이 단순히 현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 후보에게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수장학회는 MBC지분 30%, 부산일보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정수장학회 이사장인 최필립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이다. 때문에 박근혜 후보에게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는 언론자유가 지나치게 억압되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으며 현재 언론장악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한 뒤 “언론인은 언론인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았다”라며 대화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