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언론매체들이 온갖 추측과 자극성 제목이 달린 보도를 남발했다. 

지난 10일 새벽 3시 경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20)는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스포츠동아는 새벽 4시 48분 제일 먼저 <아이유 트위터에 의문의 사진 올라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네이버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아이유 사진’ 관련 기사만 11일 오후 2시 현재 230여건이 넘는다. 대부분의 기사에는 사진에 대한 인상, 소속사의 입장, 누리꾼의 반응 따위가 비슷한 내용으로 실렸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고 “공개된 사진은 올 여름 아이유가 많이 아팠을 당시, 아이유의 집으로 은혁이 병문안을 왔을 때 소파에서 함께 앉아 찍은 사진으로, 오늘 새벽 아이유가 트위터 멘션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본인 트위터 계정과 연동된 사진 업로드 사이트에 해당 사진이 업로드 돼 외부에 공개됐다”고 밝혔다.

소속사의 해명과 상관없이 ‘아이유·은혁 셀카’ 해프닝은 주말 내내 언론매체의 조회수를 위한 먹잇감이 됐다. 해당 이슈는 ‘아이유 해명’ ‘아이유 공식입장’ ‘아이유 은혁’ ‘아이유 과거 발언’ 등의 검색어로 주말 내내 올랐다.

이번 사안을 다룬 매체의 기사 대부분은 조회수만을 의식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뤄진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그 중 몇 개를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스포츠동아 <아이유, 은혁과 다정하게? ‘男心’ 초토화!>
뉴데일리 <아이유-은혁 ‘단일화추진?’ 표현에 인터넷 난리>
일간스포츠 <아이유 측, 은혁과 침대 셀카 논란 입열다 “소파서…”>
매일경제 <‘잠옷 셀카’ 아이유, 생방송서 슈주 은혁 만나?>
데일리안 <아이유 과거발언대로 되통수 제대로 쳤다?!>
해럴드경제 <아이유 사진, 삼촌팬들이 허탈한 이유>
SBS CNBC <아이유 해명 들어보니…정말 믿어도 될까?>
마이데일리 <아이유 사건으로 본 ‘국민 여동생’, 양날의 검이었다>
머니투데이 <‘은혁과 잠옷셀카’ 아이유, 예정대로 콘서트·방송MC>

기자들에 의해 아이유의 옷은 잠옷이 되었고 다정한 사진은 야릇한 사진이 됐다. 특히 뉴데일리의 경우 둘이 함께 있는 사진을 두고 ‘단일화 추진’이란 선정적인 표현을 썼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기자는 “아이유의 야릇한 셀카 사진 파문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아이유가 잠옷차림으로 은혁과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병문안 사진이라고 봐주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라고 적었다.

이번 논란의 유일한 승자는 논란을 스스로 생산해 수많은 페이지뷰를 올린 ‘자칭’ 언론사들이다. 보도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을 연예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설령 언론 보도가 사실이고 아이유와 은혁이 실제 연인 사이라 할지라도 지나칠 정도로 사생활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인의 숙명이라 하기에는 당사자에게 가해진 ‘폭력’의 정도가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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