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대표이사 선임을 내년 1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 3일 마감한 대표이사 공모에서 이노수 전 TBC 사장이 단독으로 지원했지만 OBS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위원장 김성재 연세대 석좌교수)는 지난 7일 “한 사람을 놓고 심사할 수 없다”며 이사회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

김성재 사추위 위원장은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추천위 위원 5명 모두 개인 한 사람을 놓고 심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모집을 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회사가 어려운 환경에서 경영도 발전시키고 양질의 방송을 할 수 있는 대표이사를 뽑기 위해 추가 모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원한 후보에 대해서는 “추가 모집을 하면 (후보들을) 통합적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도 사추위의 추가 모집 의견을 수용했다. OBS 대표이사 선임은 사추위와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의결로 이뤄진다. 이날 이사회에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의 건’이 상정돼 있었다.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OBS노조)에 따르면 사추위는 지원자가 한 명 밖에 없어 비교 평가를 할 수 없고, 지원자의 정치 이력과 경영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미흡해 지원서로만 후보를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내년 1월 다시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공모 과정에서 지원자의 PT 등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단독 지원한 이노수 후보에 대해 정치 전력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노조는 8일 성명을 내어 “상식과 기본에 충실한 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은 누구라도 정치 중립성이 생명인 언론사 사장이 될 수 없다는 사회적 교훈을 확인시켰다”며 “대표이사추천공모제를 실시하는 근본 취지를 모처럼 잘 살렸다는 점에서 투명 경영을 위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바 있다.

노조는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위기가 아니었을 순간이 없었지만 사장 공모조차 연거푸 실패하고 있는 현 상황이 OBS의 위기 상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사심 없이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200여 조합원과 OBS의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진정성 있고 능력 있는 새 사장 선임만이 OBS의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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