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AD)는 홍보(PR)와 다르다. 광고는 광고주가 매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기사와 구분돼 게재된다. 그러나 홍보는 내용에 따라 기명 기사로 실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제품 소개를 가장한 광고성 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보도자료 기사, 광고성 기사 시장이 이미 산업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의 홍보 대행 서비스를 취재해 기사화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광고기사의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지난 1일 전자신문인터넷㈜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기업의 보도자료를 베끼거나 이를 그대로 실은 기사를 다수 게재했다. 특히 이중에는 편집국 기자가 아니라 콘텐츠팀 소속 직원이 작성한 기사도 있고, 기자의 이름 없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뉴스캐스트에 노출한 경우도 있었다.

전자신문은 <“게임에서 키운 닭, 진짜 치킨으로 바꿔먹자”> 제하 제목 기사에서 홍보대행사 ‘오픈프레스’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했다. 이 기사는 지난 1일 한 업체가 내놓은 게임 ‘치킨팜’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 기사는 홍보대행사 ‘오픈프레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로 밝혀졌다. 오픈프레스는 치킨팜의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 더구나 이 기사를 쓴 이종민 기자는 전자신문 편집국 기자가 아니라 ㈜전자신문인터넷 콘텐츠팀 소속 직원이다. 전자신문은 해당 기사에 대해 네이버가 “광고/홍보성 내용의 기사”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를 계속 뉴스캐스트에 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은 이어 <욕심 날만 하네~ 이것이 도요타 스타일!> 제하 제목 기사에서 토요타의 신차를 소개했다. 사진 8장과 함께 차의 제원 및 중량, 가격까지 소개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는 기사가 아니라 ‘보도자료’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임경진 콘텐츠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보도자료를 그대로 게재한 경우에는 바이라인(기자 이름)을 뺀다”고 털어놨다. 임 팀장은 이어 “다른 언론사도 70~80%는 이렇게 뉴스캐스트를 편집한다”면서 “전자신문이 커버할 수 없는 컨슈머(소비자) 쪽 영역의 기사를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성 기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전자신문인터넷은 뉴스캐스트 머리기사로 25년 된 금성사의 세탁기를 사용하는 시민이 LG전자에 이 제품을 기증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이 매체는 11월 11일에 맞춰 ‘빼빼로’ 이벤트와 롯데제과를 홍보하는 기사현실 공간을 가상으로 소유하고 여기서 농사를 짓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삼성전자 창사 43주년을 맞아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점검하는 기획기사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보도자료 기사, 광고성 기사들이 홍보대행사를 거치는 경우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대형 홍보대행사 H&A의 ‘보도자료 네이버 노출 홍보 상품’ 문건에 따르면, 업체가 이런 기사를 전자신문에 실을 경우 건당 16만 원이 필요하다. 업체의 누리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게재할 수 없고, 사진이 1장만 가능한 경우 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이런 자료는 주로 온라인뉴스팀에서 생산하고 뉴스캐스트 (게재)가격은 이보다 수배 비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자신문인터넷은 이런 관행을 부인했다. 임경진 팀장은 대행사로부터 게재비용을 받았는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루에도 수십 건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보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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