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기무사령관 출신인 새누리당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태 의원이 지난 3일 북한군이 탈북 과정에서 동해선 경비대 출입문을 두드리고 내륙 초소까지 출입문을 두드려 귀순한 사실을 두고 “한두 명의 침투는 허용하더라도 더 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병력을 운영하고 있다”며 “군 기강이 해이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귀순자가 철책을 넘어온 뒤 동해선 경비대 출입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자 30m 떨어진 내륙 1소초로 이동해 출입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초 CCTV로 신병을 확보했다던 군 당국의 허위 보고 사실이 드러났고, 대부분의 언론은 군 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사건을 두고 “최근의 적은 바닷가나 강 또는 철책으로 1~2명씩 침투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우리 생활에 많이 파고들고 있는 추세”라며 “소수 1~2명으로 침투하는 걸 막기 위해 병력을 경계선에 모두 투입하는 것은 굉장히 병력 낭비”라고 주장했다. ‘초소 노크’ 사건이 병력낭비를 피하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홍지명 진행자가 “한두 명 넘어오는데도 뚫리는데 대규모로 기습할 때는 잘 지키고 있다는 논리냐”고 묻자 김종태 의원은 “한두 명을 막기 위해서는 전체 병력을 배치해야 된다. 지금은 더 큰 화를 막기 위해 병력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군의) 기강 해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종태 의원은 이어 “한국군이 기강 해이 된 것으로 전부 다 인식하고 걱정한다고 하면 더 큰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다. 기강 해이는 북한군이고 우리 군은 잘못 했지만 그게 총체적 기강 해이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우리 국가와 국민이 그렇게 병력을 운영하도록 요구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지명 진행자가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국민들께서 한두 명의 침투는 허용하더라도 우리가 더 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정규전과 대규모 국제도발에 병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명의 침투를) 내버려 둬야 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는 감수를 해야지 그것까지 다 한다면 한강 철책 다 쳐야 되고 해안 철책 다 치고 병력 다 투입해야 된다”며 “한두 명의 침투를 막기 위해 100% 전 병력을 투입한다고 하는 것은 병력낭비“라고 재차 주장했다. 홍지명 진행자가 “군 기강이 해이하지 않았는데 왜 합참의장은 국민에게 사과하냐”고 되묻자 김종태 의원은 “부분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한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북한군 귀순 사건을 두고 “전방 부대의 한심한 경계 태세와 우리 군의 난맥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질책한 뒤 “중요한 상황에 대해 보고를 누락하고 숨기는 것들이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과 닮은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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