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야당 의원들이 국정감사 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 전원과 무소속 강동원 의원은 11일 오후 6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간부로 문방위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사태조사와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논의 등을 위해 김재철 MBC사장, 이길영 KBS 이사장,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와 배석규 YTN사장의 증인 재출석 요구를 했으나 새누리당이 줄줄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언론장악 사안을 다룰 수 없는 현 상황에선 더 이상 국감을 진행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병헌 의원은 “지금껏 밤을 새워가며 국감준비를 해왔고 오늘도 많은 문제점을 짚어내야 했지만 새누리당이 야당의 의지와 요구를 묵살·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18대 국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운영했고 19대는 사실상 박근혜 후보가 운영하고 있는데 18대 국회보다 19대보다 훨씬 더 경직됐으며 (새누리당은) 모든 의혹을 차단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민주당 문방위 간사)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감의 증인 채택 협의 과정에서 지금껏 늘 거부입장만 밝혀왔다”고 전한 뒤 “간신히 증인 출석에 합의한 게 배석규 YTN 사장이었지만 배 사장은 광고 견본시장을 견학한다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마땅히 필요한 증인 재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이길영 KBS 이사장, 김재철 MBC 사장을 부르지 않고서는 방송독립성과 현 정부의 대량 기자 학살 등의 문제에 대해 우리가 어떠한 것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 상황에선 국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도 못해낼 수 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한선교 문방위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든 증인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이명박 정부가 장악한 방송과 언론의 왜곡된 구조를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이 승계해 불리한 여론을 극복, 정권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라고 보고 남은 국감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때문에 향후 문방위 국감일정은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신경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남에서 “최필립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의 경우는 (증인출석요구) 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의 문방위 국감 파행을 두고 “단순히 문방위원장 차원의 문제가 아닌 박근혜 후보의 의지가 담긴 문제라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