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문대성 무소속 의원은 “어제(4일) 밤 납치 선원의 한 가족(남성)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며 인터뷰 내용을 담은 1~2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남성은 피랍선원 가족 대표 강아무개씨(납치선원 중 1등 항해사 이 모씨의 사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동영상에서 “아무도 이 이야기(제미니호 피랍 사건)를 하는 사람이 없다”며 “(가족이) 돌아오는 것 말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며 울먹였다. 그는 “최근까지 해적들은 (가족을) 총살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하는가 하면 선원들 건강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한국 정부에 알리라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좋은 결과가 없는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최근 유엔총회에서 소말리아 총리를 만나는 등 소말리아 정부를 움직여 석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피랍선원 가족이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데 이어 국정감사까지 등장한 점에 미뤄 볼 때 가족들의 행동은 계속 이어질 확률이 높다. 가족들은 지금껏 외교부와 싱가포르 선사를 믿고 조용히 기다렸지만 수동적으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피랍선원의 가족들은 납치된 4명의 빠른 생환을 위해 정치권과 언론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추측된다.
문대성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께서 KBS '추적60분'을 통해 선원들의 장기 억류 사실을 알게 된 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국감에서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피랍 선원 가족을 찾아 어제(4일) 밤에서야 만나 30분간 인터뷰를 나눴다”고 말한 뒤 “앞으로도 이 사안을 모니터링하며 관련 정보를 가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선박 MT제미니호는 지난해 4월 30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그 해 11월 30일 싱가포르 선사와 해적 간의 협상으로 선원과 배를 돌려받았지만 한국 선원 4명만 풀려나지 못한 채 525일째 소말리아 내륙에 억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