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계약서 작성과 논문 표절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지금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목진휴 국민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출연해 안 후보를 비롯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행보를 분석했다. 

김형준 교수는 안 후보에 대해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뭔가’라고 얘기했을 때 첫 번째가 국민과의 소통이 제일 높았다. (그 다음이) 도덕성 때문이었다는 게 23.6%였다"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도덕성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부분은 안철수 후보한테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게 2006년 1월1일부터고 그 이전에는 거의 관행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면 이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바라봤다. 또한 "어떤 게 앞으로 더 나올 것이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 들어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시사평론가는 앞서 “저희 집안 같은 경우는 워낙 과묵하기 때문에 정치얘기를 거의 안 했다”며 "저희 가족들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 안철수가 저래 갖고 버텨내겠느냐"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의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쓴 소리가 이어졌다. 김 교수는 안 후보에 대한 새누리당의 검증 공세에 대해 "단순하게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만으로 이 국면이 여권한테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시사평론가는 김지하 시인 영입 소동을 두고 "박 후보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거기에 상징적인 인물로 김지하 시인을 설정을 했던 것 같다"며 "몇몇 상징적인 인물을 앉혀놓음으로써 대충 벌충하고 넘어가려는 식의 인물 이벤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인물 이벤트 방식조차도 과정이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캠프 쪽에서 뭔가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봐야 할 것이고, 그 캠프 안에 상당한 위기감, 그리고 조급증이 깔려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의 대구 방문도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김 교수는 "지금 박 후보한테 가장 취약한 지역은 수도권과 PK지역이다. (특히) PK지역이 굉장히 흔들리고 요동치고 있다"며 "그런데 대구 경북, 본인은 집토끼를 강화시키는 전략을 썼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전략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는 썩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 시사평론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연출되는 장면이 TV를 통해 계속 전파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어찌 보면 가장 환대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은 전략상으로도 유효한 카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캠프가 윤여준 전 장관 영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김 시사평론가는 "그 분은 무대 위에 서서 뛰었던 배우가 아니라 뒤에서 연출했던 사람 내지는 참모형이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의 인물 파괴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중도 포섭 전략이라는 언론 해석을 반박했다.

이어 "단일화 과정에서 윤여준 전 장관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봐야 된다"며 "(하지만) 언론에 알려진 대로 윤 전 장관이 안 후보를 돕다가 심기가 불편해졌고 그 심기가 지금도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면 '단일화 과정에 윤 전 장관이 과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가' 이것에도 의문후보를 찍어야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결국은 '박근혜 후보로는 안된다'는 걸 명쾌하게 윤 전 장관이 보여주고 간 거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그분은 보수진영에서의 굉장히 전략가였고 2004년 당시 탄핵열풍 때 박 후보와 같이 호흡을 하면서 선거대책본부장과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저런 분도 포용하지 못하는구나’라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게 새누리당로서는 가장 아픈 부분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치분석가들은 '추석 연휴가 대선 전 민심의 승부처인가'란 손석희 교수의 질문에 "구닥다리 분석 틀"이라고 일축했다.

김형준 교수는 "오히려 추석 끝나고 나서 한 열흘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오는 민심이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보통 우리 여론형성 기간이 5~7일 정도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의 과거사 발언(9월24일),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시인(27일)과 논문표절 의혹(28일)을 언급하면서 "10월 중순 여론이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10월 중순과 11월이 시작하면 제3후보가 굉장히 고전을 한다"라며 "97년에는 11월 4일 날 이인제 후보가 당을 만들었고요. 2002년에는 정몽준 후보가 11월 5일에 당을 만들었는데 당을 만들자마자 지지도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추석 민심 분석틀은) 변화된 미디어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명절 때 전 국민이 움직이니깐 여론의 장이 전국적으로 크게 선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건데 사실 여론의 장은 평상적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인터넷 공간이나 트윗 공간에서 다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명절이 여론의 특수현상을 발생시키지 않는데 자꾸 명절 특수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구닥다리 분석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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