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이 다른 교수의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MBC의 단독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측이 명백한 거짓이자 왜곡이며 사과와 함께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고 나서 파문을 낳고 있다.

MBC는 1일 <뉴스데스크> ‘단독취재 안철수 박사 논문 표절 의혹’에서 안철수 후보가 지난 1990년 서울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과 2년 앞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울대 서아무개 교수의 박사 논문을 비교한 결과, 안 후보가 인용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채 서 교수 박사논문의 20페이지를 거의 옮겨쓰다시피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서 교수 논문 22페이지와 안 후보 논문 17페이지의 경우 볼츠만 곡선을 유도하는 설명에서 유도식을 서 교수 논문에서 거의 복사 수준으로 베꼈다는 지적이라며 “이런 식의 표절로 볼 수 있는 서술은 3페이지에 걸쳐 계속됐다”고 방송했다.

이와 함께 MBC는 “안철수 후보가 참여한 연구팀이 또다른 후배의 1992년 논문을 베껴 써서 한국과학재단의 연구비를 받아 착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며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한 연구팀의 논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MBC는 “서울대 한 대학원생의 석사논문과 서론부터 구문 하나하나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MBC는 안철수 후보 측이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전했다. MBC는 “의학박사 학위는 사실상 안철수 후보 경력의 발판이기도 하다”며 “안 후보가 의혹을 확실하게 해소하지 못할 경우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이 이번 대선가도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MBC에 대해 사전에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도 악의적으로 왜곡보도한 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방송을 통해 공식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유민영·정연순 대변인은 방송이 나간 뒤 안 후보 대변인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8시 경 취재하러 온 MBC 기자에게 45분 뒤 서울대 의대 이석호 교수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보도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두 번 째 논문의 경우 이미 폐간된 저널이어서 2일에야 확인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석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MBC측에서 문제삼는 볼츠만곡선은 19세기 통계물리학자인 Ludwig Boltzmann이 정립한 물리학적 원칙으로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비견되는 물리학적 법칙”이라며 “자연현상의 해석에 뉴튼의 원리를 적용할 때마다 그의 저서인 Principia를 인용하지 않듯이 볼츠만의 원리를 적용할 때 인용문을 달지 않는것이 관례”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두 논문을 두고 “심장세포에 존재하는 세포막을 통한 전혀 다른 종류의 이온흐름에 같은 통계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안 캠프의 유민영·정연순 대변인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묵과할 수 없다. 방송 1시간 전에야 대신 취재 전화를 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정확한 사실 답변을 했는데도 ‘안 후보와 논의 후 답변하겠다’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거짓말을 마치 공식 답변인양 보도했다”며 “중간에 내용을 전달한 기자에게도 확인한 결과 안 캠프의 누구도 위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대변인은 MBC 보도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 보지 않은 철저한 왜곡이며 캠프에 대한 취재 내용도 명백한 거짓”이라며 “조금만 알아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임에도 사실을 이렇게 보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언론이 언론이기를 포기할 때에야 이렇게 무책임하고 편향적인 보도가 나올 수 있다. MBC와 해당 기자는 이에 대해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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