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후보 등 3자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두고 일부 정치평론가들이 생방송에서 박근혜 후보에 유리한 전망을 하는가 하면,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에 대해서는 ‘대형 악재’ ‘사과도 이하동문이냐’는 조롱섞인 평가를 해 전망이 편향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오랫동안 정치평론가로써 명성을 쌓아온 고성국 박사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YTN에 뉴스 프로그램의 대담코너인 ‘추석민심 잡기 총력전, 승자는 누가 될까?’에 신율 명지대 교수와 함께 출연해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문제에 대해 “추석 민심을 앞두고 대형악재가 터진 것”이라며 “부인 건으로 사과하고 끝났으면 모르지만, 본인 명의의 다운계약서 또 터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 후보측이 고심하다가 ‘어제 말씀드린 것에 갈음한다’”며 방송 중에 신율 교수와 말을 채 잇지도 못하고 웃었다.

“이는 이하동문 비슷한 거잖아요. (키득키득) 지금 (신 교수가) 웃으시는데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계속 웃음)”

신율 명지대 교수도 안 후보의 사과 시간이 10초 걸렸다는 새누리당 주장을 두고 “시간을 잰 모 언론사 기자 얘기로는 32초라 한다”며 “청문회 단골 소재의 하나인 다운계약서 문제가 생겼을 때 (야당은) 난리를 피운다. 본인이 직접 질문을 받았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본인이 집을 직접 사고 판 것인데, 기억을 하게 돼있다. 집 사고 판 것인데. 난 좀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 말했다.

이후 고 박사는 “안철수 사과 때문에 장하성 교수 영입 뉴스가 사라져버렸다”며 “이중의 잘못을 범한 것으로, 안 캠프의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라고 폄훼했다. 신율 교수도 “박근혜 캠프나 문재인 캠프 경우 후보 주위에 있는 사람이 후보를 잘 아는 사람들이지만, 안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안 후보를 실제로 안 건 몇 달 안 된 사람 많다”며 “그러니까 문제의 수습이 안되고 손발이 안맞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신율 교수는 또한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다자구도로 갈 것이라는 입장이냐는 YTN 진행자의 질문에 신 교수는 “후보 단일화로 간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안철수와) 도매금으로 갈 수있다”며 “(시민들이) 추석토크할 때 ‘(안철수) 그렇게 안봤는데, 그렇대’라고 나오면 추석 뒤 야권 전체가 죽어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이에 반해 “박근혜 후보 하향세는 멈췄다”며 “박근혜의 지지율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고 내다봤다.

고성국 박사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호남을 방문해 과거 열린우리당 문제를 사과한 것에 대해 “노무현 출범이후 그렇게 흔들었던 구민주당 믿고 국정운영 못한다고 탄생한 게 열린우리당인데, 문 후보는 그 역사를 부정했다”며 “구민주당 지지가 급한 것은 알겠는데,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정통성있는 역사를 부정해도 되는 것이냐. 전략이 좋은 전략인 것같지도 않고 잘 관철시켜가려는 것 같지도 않다. 다운계약서 사태가 나오니 (민주당이) 당혹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추석 연휴 직후 실시될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이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의 상승세를 전망했다. 신 교수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 하향세 멈췄는데 올라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광폭행보’와 같은 것을 했을 때 지지율을 올릴 수 있다는 여건 된다는 것”이라며 “다만 안철수 지지도는 빠질 것이고, 문 후보는 조금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성국 박사는 “박근혜의 하락세 멈춘 반면, 안철수의 가파른 상승세가 꺾여 하락세로 돌 가능성 많다. 문재인은 답보상태에서 약간의 상승세가 있을 것”이라며 “여론조사는 추세가 중요한데, 상승세 안철수는 꺾이고, 하락세 박근혜는 멈추며 약간 답보상태 문재인이 올라섰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고 박사는 다음날 밤 생중계된 KBS <생방송 심야토론>에서도 야권단일화가 되도 박근혜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고 박사는 지난달 29일 패널로 출연해 “(후보 단일화가 될) 경우에도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좀더 높다고 본다”며 “단일화 과정이 아름다운 담판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상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고 박사는 “추석 민심이 연휴 끝나고 나면 박근혜 후보는 바닥에서 반등해서 상승세를 탈 것 같다”며 “안철수 하락세, 문재인 후보는 답보상태 될 것 같다. 얼마나 박근혜가 포지티브 캠페인 적극적으로 하느냐가 정국 주도권 갖는 관건”이라고 사실상 박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고 박사의 예측은 박 후보에 대한 평가와 진단에서는 온정적인 분석이 나타나 다소 박 후보에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기도 한다.

고 박사는 지난달 25일 MBN <뉴스M>에 출연해 박근혜 후보의 5·16, 유신, 인혁당 사과와 관련해 박 후보를 두둔하는 평가를 했다. 박 후보가 전날 사과 발표를 한 뒤 질의응답도 받지 않은채 서둘러 회견을 마치고 방문한 부산에서 말춤을 춘 것에 대한 의견을 부탁하자 고 박사는 이렇게 평가했다.

“화면을 보면 제대로 된 말춤도 아니고, 새누리당 당원들이 다 모여, 출정식 같은 분위기였을텐데. 여성 당원 한 사람이 앞에서서 유도한 것 같고, 안맞춰줄 수 없죠, 후보로서. 그걸 갖고 진정성 시비까지 연결시키면 후보들 겁나서 행보나 하겠어요.”

이에 반해 박 후보 사과의 진정성 논의에 대해 고 박사는 “이미 야권 후보들로부터도 인정을 받았으니 사과의 진정성 문제는 일단락 됐다”며 “계속 논의하는 것은 자칫하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박사는 박 후보의 사과 후 실천과제에 대해선 “보일 행동이라는 게 별로 없다”며 “그저 정수장학회 관련해서 최필립 이사장이 사퇴하거나 이런 정도의 후속조치가 행동으로 나타날 수있다면 역사적 사과의 후속조치로서의 행동으로 된 것 아니냐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과 직후에도 박 후보의 여론조사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고 박사는 “조사상 불가피하다. 최소한 2~3일의 시간이 걸린다”며 “더구나 박 후보 사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유족의 반응과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야당의 논평이 섞여 나오지 않느냐. 24일 조사는 역사적 사과에 대한 파급효과가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까지만 해도 1% 안팎의 변화 외엔 여전히 큰 폭의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고 박사는 지난 8월 25 MBN의 <펀한 뉴스>에 출연해서는 박 후보의 대선 기획단 면면을 소개하면서는 칭찬 일변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범이계로 평가받는 이주영 기획단장의 영입에 대해 “상대적으로 친박일색의 당 구성에서는 이주영이 당내 탕평책이라는 의미를 갖고 친이계까지 캠프에 참여하게 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영입에 대해 고 박사는 “특수 수사통으로 유명한 분이자 어려운 정치 사건과 권력형 비리 사건을 파헤친 경력이 있다”며 “강직하게 일처리하도록 한다는 의미이며 그런 점에서 정치개혁이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 근절이라면 안대희 대법관 만한 인사 찾기도 힘들다”고 호평했다.

이를 두고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정치평론가와 교수들이 나와서 대선 진단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근거없는 주장이나 억지로 흐르는 식이 많다”며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으나 문제는 선을 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유 박사는 “정치평론가 자신의 성향이 있을 수는 있으나 특정 후보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인상을 낳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대선의 미디어환경이 매우 불균형적이고, 불공정하게 가면서 이제는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거의 친박 편에선 분석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거의 8대 2에 달할 정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심지어 올초 ‘안철수는 등판하지 못할 것’, ‘박근혜와 김두관의 대결’, ‘민주당 경선은 결선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 등 예측이 틀린 것 뿐 아니라 이번 대선은 박근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 안철수 다운계약서 문제에 대해서는 생방송에서 키득키득대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앞으로 이들에 대해 실명비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박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방송에 나와 대선에 대해 터무니없는 진단과 주장을 하며 혹세무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 영향력은 별 것 아니겠지만, 도를 넘어선 모습은 두고보기 어렵다. 어디 미디어가 특정 후보의 것인가”라고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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