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의 자체제작 드라마는 2010년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해외 인기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한국판으로 주목을 받았던 OCN의 <야차>는 12부로 제작돼 최고시청률 3.5%(AGB닐슨, 케이블 유가입자 기준)를 기록했다. 당시 케이블 심의기준을 이용해 피가 튀고 살점이 잘려나가는 잔혹한 장면을 연출, 리얼함을 강조해 화제를 낳았다.

2011년에는 로맨스물과 범죄수사물에 집중된 작품이 눈에 띄었다. 뱀파이어가 된 검사가 혈흔으로 범인을 잡는 설정의 <뱀파이어 검사>는 4.3%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근 시즌 2가 시작됐다. <신의 퀴즈>와 <특수사건 전담반 TEN> 역시 기존의 미국식 수사극 포맷에 한국식 내러티브가 반영되며 미국 수사물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을 얻었다.

청춘의 사랑과 이별의 에피소드를 여성의 관점에서 직설적인 대사와 스킨십 등으로 연출해내며 20~30대 여성의 높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로맨스가 필요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즌2가 방송됐다. 고등학생 밴드를 소재로 올해 상반기 방송된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10대~30대 여성이 전체 시청자의 42%를 차지(AGB닐슨)하며 입소문을 탔다.

이 같은 드라마의 공통점은 젊은 층의 지지다.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뱀파이어 검사〉시즌1의 경우 10~30대 여성 시청점유율이 50%를 넘었고, OCN〈특수사건전담반 TEN〉은 30대 남녀 시청자 비율이 46%에 달했다. 또한 이 드라마들은 시청자의 호응여부에 따라 약 12부 분량의 시즌제로 제작되고 있어 해외드라마 포맷이 정착됐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포맷은 시즌제 해외드라마에 익숙한 20~30대의 기호와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과거 SBS <싸인>이나 <유령>이 시청자로부터 시즌 드라마 요구를 받았던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시즌 드라마의 시작이었던 <막돼먹은 영애씨>는 최근 시즌 10을 마치고 시즌11을 준비 중이다. CJ E&M은 계속해서 OCN에 수사물, tvN에 로맨스물을 특화해 배치할 계획이다.

신동호 tvN 편성기획팀장은 “우리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내년에도 공감 코드를 중심으로 지상파에서 보지 못한 소재를 이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뒤 “최근 <노란 복수초>와 같은 아침드라마도 호평이 이어져 점차 소재도 넓힐 것”이라 전했다. 한편 KBS에서 <성균관 스캔들>을 연출한 뒤 CJ로 간 김원석 PD는 현재 Mnet에서 음악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추노>를 연출한 뒤 역시 CJ로 옮긴 곽정환 PD는 내년쯤 이적 후 첫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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