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2일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사건 평가 발언과 관련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향후 인혁당 등 과거사 인식과 관련한 입장을 수정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발언 당사자가 아닌 당이 ‘사과’를 하고 나선 셈이다.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12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처럼 밝히며 "(박 후보의) 역사관련 발언이 미흡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경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오해’에 대해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발언이 두 판결 모두 유효한 것으로 인정해 마치 사법체계를 부정한 것처럼 비쳤는데 그런 취지는 아니다”라며 “인혁당 1차, 2차 판결과 관련해 인식의 혼선이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대변인은 백브리핑에서 ‘(해당 논평이) 박 후보의 입장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후보의 입장이 아니라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후보도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뒤의 판결로 앞선 판결이 무효라는 것을 박 후보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 대변인은 “당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박 후보도) 알고 계시다”라며 “(박 후보가) 앞으로 적절한 기회에 종합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인혁당 유족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이분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경청했다”고 덧붙였다. 홍 대변인은 박 후보가 인혁당 유족들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밑에서는 그런 안도 있고, 그것도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박 후보는 지난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 유족에 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참석하기로 했던 소속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박 후보측은 "급하게 개인 일정이 생겼다"고 밝혔으나, 당 안팎에서는 박 후보의 `인혁당 사건' 인식 논란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근혜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맹공을 펼치고 있다.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인혁당 사건은) 무슨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처형한 사건이기 때문에 도저히 용납 받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그래서 재심을 하면서 당시 긴급조치 유신헌법이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과거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과 관련한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는 2005년 국정원에서 과거사진실위원회 결과가 나왔을 때 ‘과거사진실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모함’이라고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최근에 와서도 그런 말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에 2005년도의 발언과 엊그제 발언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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