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나주 성폭행범 사진 오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권현 사회부장을 경질했다. 조선일보는 7일자 지면 인사란에 정권현 부장을 선임기자로 전보했다고 밝혔다. 대신 박정훈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부장을 겸직하게 됐다. 지난 1일 1면 톱기사에서 일반인 A씨의 사진을 나주 성폭행범 고아무개씨로 내보낸 대형 오보 사건이 일어난 지 5일만의 일이다.

이준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은 정권현 사회부장의 경질에 대해 “(오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 짤막하게 답했다. 정권현 부장의 경질과 함께 양상훈 편집국장 역시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내부관계자는 7일 “사회부장 경질 이전에 양상훈 국장이 스스로 자청해 경고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징계의 강도와 속도가 이례적이다. 내부에서는 사회부장 경질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회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내부에선 대형오보 건으로 인해 예정에 없던 평기자들의 추가 인사도 있을 것이란 얘기도 떠돌고 있다. 흉악범의 신상공개를 당연시했던 언론 관행이 빚은 참사라는 비판 속에 조선 기자들 내에서도 이 사건의 파장이 오래 갈 것이라 보는 분위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보 피해자 A씨는 조선일보 측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조선은 지난 3일 지면에서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피해자 측은 미흡했다는 입장이다. A씨는 7일 “조선일보 측에 진실 된 사과가 담긴 사과문을 지면으로 다시 올리라고 요구했다”며 “사과문을 보고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조선일보 측과)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피해자 측과 만나고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있다”며 “피해자 측과 회사 측이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어 “내부에선 재발방지를 위해 백서형태로 이번 사건의 전 과정을 기록해 참고하자는 얘기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피해자 측의 사과문 요구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요구가) 정리되는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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