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가 “박근혜 캠프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이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 4일 월요일 오전 7시 57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의 전화를 받았다”며 “7분간 통화를 하면서 (정준길이) ‘우리가 조사해서 알고 있다’ ‘그걸 터뜨릴 것이기 때문에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준길 공보위원이 폭로하겠다고 밝힌 구체적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안랩(구 안철수 연구소)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그와 관련해 투자팀장인 강아무개씨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했다는 것과, 안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태섭 변호사는 “안철수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 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의 변화 열망을 구시대적 방법으로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새누리당 대선 기획단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번 일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이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경찰의 안철수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 및 정씨의 이번 언동에 비추어 볼 때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정희 군사정권시절 정치인을 사찰하고 협박하는 관행이 재연되고 있는 것 같다.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국정 조사가 국회에서 이뤄질 때 박근혜 캠프가 (안 원장에 대한 정보를) 어떤 식으로 갖게 됐는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안철수 원장이 이 같은 내용을 알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4일 말씀드렸을 때 ‘정말인가요’라고 되물으셨다. 이후 안 원장으로부터 의혹을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준길 공보위원은 YTN과 통화에서 금태섭 변호사와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대학 친구로서 의례적인 통화였고, 안철수 교수에 대한 시중에 떠도는 여러가지 의혹을 이야기하면서 잘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YTN에 따르면, 정 위원은 만약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입장에서 여러 의혹에 대해 언급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니, 친구 사이에 그런 부분은 이해해달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정 공보위원은 이어 친구 사이의 의례적인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협박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YT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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