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과 AGB닐슨이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의 마케팅 가치를 객관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측정 모델을 내놓으며 기존 시청률 집계방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 E&M은 지난 3일 AGB닐슨과 함께 콘텐츠 가치 측정 모델 CoB(Consumer’s Content Consuming Behavior) 2.0버전을 발표했다.

CJ E&M은 보도자료에서 “CoB는 멀티스크린(TV+PC+스마트폰/태블릿) 소비행태를 심층 분석하고 소셜미디어에서의 프로그램 영향력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CoB는 기존 시청률 자료에 보완지표인 CPI(Content Power Index)와 CVI(Contents Value Index)를 추가해 종합적으로 콘텐츠 가치를 측정한다.

CPI는 콘텐츠의 온라인 소비 행동을 양적으로 취합해 콘텐츠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반영하는 지표다. CPI는 기사 URL 키워드를 통해 프로그램 관련 구독량을 측정하고 포털사이트에서 수집된 프로그램 검색량을 취합한 뒤 표본집단으로 모은 1만 명 패널의 홈페이지 방문량과 SNS에서의 프로그램 언급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CoB 개발에 참여한 AGB닐슨 소속 황성연 박사는 “SNS의 경우 하루 2800만 개의 계정에서 나오는 15만 건 정도의 트위터나 미투데이 댓글을 가져와 그 안에 검색어를 넣고 크롤링기법을 통해 분석한다”고 전했다. CVI는 시청자의 프로그램 관여도 지수를 측정하는 질적 평가로, 직접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 평가를 진행한다.

CoB의 조사대상은 전국의 적극소비자층인 20~49세 남녀로, 대상 콘텐츠는 지상파 3사와 CJ E&M 소속 프라임 시간대 드라마, 오락, 음악 등 장르의 자체제작 콘텐츠다. 이성학 CJ E&M 광고사업본부장은 “CoB가 기존 시청률을 보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리 잡기 위해 유관기관 및 학계에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CoB 모델에 따르면 tvN의 <응답하라 1997>과 Mnet <슈퍼스타 K4>같은 케이블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 시청률 순위보다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8월 셋째 주 시청률 38위인 <응답하라 1997>은 CPI를 적용했을 때 검색량 8위, 소셜미디어 버즈량 5위 등을 기록하며 22위로 올라선다. Mnet <슈퍼스타K4> 역시 같은 방식으로 CPI를 적용하면 기존 23위에서 10위로 영향력이 올라간다.

하지만 이 모델은 변수가 많다. 지난 달 선정성 논란이 있었던 KBS 드라마 <해운대연인들>의 경우 시청률이 25위였으나 CPI를 적용했을 때 6위로 올라섰다. 부정적인 이슈로 검색이 많이 된 콘텐츠를 두고 콘텐츠의 마케팅가치가 높아졌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CJ E&M 홍보팀 관계자는 “CoB지표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몇 년간 DB(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쌓여야 지표가 안정될 것”이라 밝혔다.

황성연 박사는 “광고주에게 실제적인 광고효과를 보여주는 이 같은 측정 방식은 이미 미국에선 보편화됐다”고 지적한 뒤 “CoB가 시장에서 통용되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인터넷과 SNS까지 시청률 측정 시야를 넓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CJ E&M은 지난 8월 28일부터 공식 블로그(http://cjenmcob.tistory.com)를 통해 CoB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과 주간·월간 단위로 Top 콘텐츠 자료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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