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는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이호진)와 이정호 편집국장이 오는 10일부터 서울로 상경해 노숙투쟁에 돌입한다. 이호진 지부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노조와 함께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11일부터 경향신문 사옥 내 정수장학회 앞에서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일보 노조는 매일 릴레이 농성을 진행하며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부산일보 민주적 사장선임제 쟁취 △이명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여론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호진 지부장은 “지난주 대의원대회에서 파업을 안 하고도 편집권을 쟁취할 수 있는 방안으로 힘을 모으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9월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쟁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라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지부장은 이어 “사장 퇴진은 전술적인 단기 목표”라고 지적한 뒤 “궁극적으로는 사장을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곳이 정수장학회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부산일보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과거 이사장을 맡았으며, 군부독재 시절 박정희가 강제로 뺏은 ‘장물’이라며 사회 환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돼왔다.

지난 7월 13일부터 장외에서 편집권 독립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이정호 편집국장 역시 10일부터 서울로 상경해 언론노조와 정수장학회 문제를 여론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정호 국장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 농성장을 만들고 부산일보 문제를 서울 시민들에게 폭넓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정호 국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부산일보가 특정 정치권력의 영향 아래 놓이는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번 상경농성을 통해 부산일보와 정수재단과의 관계가 재정립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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