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9월 1일자 1면 톱기사에서 일반인의 사진을 나주 성폭행범 고종석으로 착각해 개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언론사가 국민의 알권리라는 명목으로 범죄자의 사진을 버젓이 공개하던 관행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과 함께 사실확인 과정없이 일반인의 사진을 실은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톱 기사  <병든 사회가 아이를 범했다> 에서 웃고 있는 20대 남성의 사진을 올린 뒤 ‘범인 고종석의 얼굴’이라고 소개했다. 조선은 사진 설명에서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고종석(왼쪽). 지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의 이 사진은 인터넷에 올라 있던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진의 주인공은 고종석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었다. 고종석의 얼굴로 지목된 피해자의 친구라고 밝힌 송승연씨는 1일 오후 온라인에 글을 올려 “제 친구 사진이 나주 성폭행범 고종석 사진으로 도용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송 씨는 “지금 제 친구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경찰서에 문의한 상태다. 이미 포털 사이트에는 (사진이) 겉잡을 수 없을만큼 퍼졌다. 기자분은 실수라고만 하더라. 지금 제 친구는 생매장 당하게 생겼는데 정정기사도 안된다더라”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현재 SNS를 통해 온라인에서 급속하게 확산된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특종을 의식한 성급한 얼굴 공개가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었다” “특종 한번 만들어보자는 언론의 추악한 욕심의 결과다”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민변에 자문을 받고 법적 대응을 하라”며 조선일보를 강하게 비판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 안내센터 직원은 “1면 사진이 오보인 것은 맞다”고 시인한 뒤 “기자들 대부분이 휴일이니 월요일에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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