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500여일 째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제미니호 선원 4명의 석방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전병헌 의원은 31일자 서울경제 오피니언면에 ‘아덴만의 영웅과 피랍 500일’이란 제목의 글을 내고 “최장기 피랍기록을 세우고 있는 제미니호 선원들의 안전을 기원하며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시사주간지 시사인 259호에 실린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의 인터뷰 발언 가운데 “(제미니호) 선원의 생사가 불분명한 지경이라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아덴만 사건이 있은 지 불과 3개월 뒤에 피랍된 한국인 네 사람의 생명이 사실상 잊혀진 채로 500일째라니 놀라울 일이고 피랍 500일을 보내고 있는 당사자들과 가족들의 고통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선박 제미니호는 지난해 4월 30일 아프리카 케냐의 몸바사항으로 가던 중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됐다. 선박회사 ‘글로리 십’은 해적과 협상을 통해 그해 11월 30일 선원들을 돌려받았지만 한국인 선원 4명만 풀려나지 못했다. 9개월이 지난 현재도 선원들은 소말리아 내륙에 억류돼 있으며, 외교통상부의 ‘보도유예’ 요청에 따라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관련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초 한국정부의 ‘아덴만 작전’으로 해적으로부터 구출된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최근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제미니호의 경우 너무 장기간 됐으니까 정부에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그 사람들을 빨리 구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석 선장은 제미니호 선원들에 대해 “살아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외교부는) 실제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알 수 없지 않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병헌 의원은 이를 두고 “어렵게 구출한 부상자(석해균 선장)조차도 홍보에 열중하느라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 뻔한 (정부의) 안일함이 피랍 500일 째가 되도록 생사조차 모르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몸값 등 협상의 문제 때문에 보도자제 요청과 비공개 비밀 접촉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선원의 생사조차 확인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됐다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해당 글이 실린 서울경제의 편집부 관계자는 31일 “회사와 상관없는 칼럼이기 때문에 (외교부) 엠바고 여부와 상관없이 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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