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KBS가 언론 보도를 통해 <각시탈> 최종회에서 보조출연자 사망을 애도하는 자막을 내보낼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유가족이 시위를 하게 된 이유는 뺀 채 고인에 대한 애도표시만 담은 자막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이날 저녁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자막은 유족의 요구사항 중 하나”라며 “고인에 대한 애도표시와 함께 유족이 시위를 하게 된 동기와 그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가족 측은 지난 24일 KBS 드라마제작국 관계자가 시위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KBS는 이와 관련해 유가족에 대한 내용을 담은 문구 초안을 작성한 후 협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보조출연자 박아무개씨의 아내 윤아무개씨는 지난 27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도 “KBS가 각시탈 마지막 크레딧에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빈다’는 자막만 내보내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청자들이 유가족이 1인 시위를 하는 정확한 내막은 모른 채 “KBS가 유족들에게 신경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유가족은 “지난 6월 각시탈 제작사가 입장을 발표했을 때 60개가 넘는 매체에서 보도했지만 유족이 밝힌 입장은 거의 기사화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KBS의 의사를 보도한 만큼 유족의 입장도 기사화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유가족은 “유족이 시위를 하게 된 동기와 그에 대한 내용 없이 고인을 연상하게 하는 자막을 올리는 것은 고인과 유족을 희롱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절대 거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가족은 KBS 등에 △김인규 KBS 사장과 이강용 태양기획 회장의 사과 △<각시탈>에 고인을 애도하고, 사후처리 미흡에 대한 사과 내용을 담은 자막 처리 △보조출연자들을 위한 대기실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은 이런 요구사항만 받아들여진다면 바로 1인 시위를 접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네이버 등 포털에는 28일 오후 늦게부터 KBS가 각시탈 최종회에 보조출연자를 애도하는 자막을 올릴 것이라는 기사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이미 지난 6월 8일 발표된 관계 회사들의 공식입장이 담긴 기사가 그대로 다시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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