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종편 JTBC가 저녁 메인뉴스에서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정은스타일’ 동영상을 뉴스로 내보내 입방아에 올랐다.

JTBC는 지난 22일 ‘외교하는 반전 있는 남자?…북한은 지금 정은 스타일’이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구동회 기자가 가사로 바꿔 직접 노래를 부른 ‘정은스타일’이란 동영상을 약 59초간 틀었다. 방송뉴스에서 북한의 최고권력자를 희화화시키는 패러디까지 이렇게 다소 긴 시간 동안 방송한 것은 이례적이다.

JTBC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측근들을 중국, 동남아, 중동 등지에 보내며 전방위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행보를 구동회 기자가 직접 노래를 불러가며 짚어드린다”고 소개한 뒤 동영상을 방송했다. 이 동영상에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싸이 대신 김정은 위원장 얼굴이 덮여 있었으며 기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답답해 보이지만 외교하는 남자/고모부 장성택 최측근 중국 보낸 남자/미모의 와이프도 전격 공개하는 남자/그런 반전 있는 남자/돈이 필요해/배고픈 주민들 밥 먹이려면 돈이 필요해/체제 안정시키려면 완전 돈이 필요해/돈만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할 수 있어/돈이 필요해/오빤 정은스타일/정은스타일/오빤 정은스타일.”

JTBC는 이어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9월 방북 계획설까지 제기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무대 등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공중파 뉴스도 위트가 있을 필요가 있다” “종편 뉴스에서만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엔터테인먼트”라는 등의 반응 한편으로 “방송국 PD가 디씨인사이드에서 활동하나” “이게 뉴스냐”와 같은 비판도 나왔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패러디의 대상에 제한이 없다는 측면에서는 (동영상의) 문제가 없지만 연예오락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정치게시판에서나 만들법한 패러디를 방송국이 직접 만들어 뉴스로 유통시킨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jtbc가 시청률이 안 나오니까 이슈를 터뜨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지적했다.

JTBC의 이번 리포트를 보면 뉴스의 본문 내용과 전혀 무관한 패러디를 통해 김정은을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묘사해 자칫 북한 주민을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는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줬다. 더욱이 JTBC가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에 대해서는 엄두도 못 내면서 직접적인 항의나 비난받을 일이 없는 대상인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서만 이런 실험을 했다는 점도 거부감을 낳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상파의 한 보도국 기자는 “이 보도만 보면 jtbc가 폭스뉴스를 따라가려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패러디동영상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jtbc보도국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앙일보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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