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오르자 마자 봉하마을, 이희호 여사 면담 등 반대 편 진영에까지 광폭행보를 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에 대해 도올 김용옥 선생이 “쇼”라며 “박정희 정권 때 죄없이 쓰러진 사람들의 가슴을 피토하듯 이해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 쇼”라고 쓴소리를 했다.

도올 선생은 23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박 후보의 최근 행보를 두고 “문제는 그런 거 아무리 쇼를 많이 해 봐도 (안된다)”라며 “(박 후보의) 수락 연설을 보니 ‘함께’라는 말을 써놨는데, ‘함께’라는 말이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함께 간다는 것이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도올 선생은 “자기에게 정말 융단폭격을 붓고 비판을 하는 사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며 “자기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하는 것은 인혁당으로 그야말로 죄 없는 사람들 쓰러진 그 쓰라린 가슴을 자기가 정말 피토하듯이 그걸 이해해야 한다. 그러니까 ‘함께’라는 말이 쉬운 게 아니다. 봉하마을 가는 이런 쇼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 도올 선생은 “박근혜처럼 박정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우리 아들이 나를 제일 모르듯 딸은 아버지를 그냥 느낌으로 훌륭한 아버지로 (파악하는데 그러면) 큰일나는 거지. 대세를 그르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도올 선생은 최근 출간한 ‘사랑하지 말자’에서 “2012년 대선에는 이미 승자가 정해져 있다”는 등 대선 관련 의견을 밝혀놓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 뜻에 대해 방송에서 “박근혜 후보는 현재 아무런 이변이 없는 한, 대선 승리가 확보돼 있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그렇게 된다면 이번 선거의 적나라한 양상은 박근혜를 어떻게 저지시키느냐는 게임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안철수라는 사람은 정치적 행위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안달한 사람도 아닐텐데 그가 이렇게 부상하는 배경에는 아주 처절한 민중의 좌절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더 이상 정치인을 가지고 우리는 정치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 지금 아주 처절한 심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인물을 국민들이 지금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올 선생은 얼마남지 않은 대선 시기에 아직 출마 결심조차 못한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안 원장을 향한 비판에 대해 “이승만도 김일성도 정치 한 번 안 해 봤다.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이가 젊다거나 미숙하다는 것들은 지금 국민들의 열망에 전혀 의미가 없는 지적이다. 지금 국민들은 안철수라는 하나의 상징체계를 갖고…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도올 선생은 ‘안 원장을 마음 속에 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게 아니라 내가 박근혜를 저지한다는 말 때문에 혼동이 올 수 있는데 이것(안철수가 등장한 것)이 페어한 게임이라는 것”이라며 “(박근혜)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지시키느냐 하는 그 작전이 기막히게 성공을 해야 겨우 맞불이 될까 말까 한다는 말이다. 까딱하면 안철수 인기도 하루아침에 폭락해서 5%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끝”이라고 우려했다.

도올 선생은 이어 반(反)박근혜 진형 사람들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버려야 한다”며 “그런데 지저분한 게임이 되면 국민들이 그냥 폭삭 50% 다 5% 내려간다. 페어게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도 도올 선생은 “자꾸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만을 비판해서 아무것도 안 된다”며 “가장 문제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10년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처절하게 진보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어떤 새로운 사람들에게 정치의 기회를 줬는데 그 10년 동안 국민의 진보에 대한 열망을 좌절시켰다. 그에 대한 반성을 해야 되는데 지금 와서 김대중, 노무현 운운하다가는 하루 아침에 그냥 구렁텅이로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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