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전 YTN 사장은 8월 1일자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YTN 해직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한편 배석규 사장 등 현 경영진이 ‘해고자들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다’는 문구가 담겨있는 ‘4·1 합의’정신을 어기고 YTN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YTN 전직 사장이 해고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현 경영진의 실정을 사실상 공개 비판한 것이다.
구본홍 전 사장은 “1심 판결에서 충분히 타당한 판결이 나오리라고 봤으며, 노사가 대 합의를 이룬 마당에 해직문제를 끄는 것은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뒤 “1심결과가 YTN 정상화의 결정적 계기가 되리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YTN노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직자의 전원 복직이 YTN 정상화를 위해 가장 우선시되는 문제”라고 답했던 조합원들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구 전 사장은 “3년 전 떠날 때 기대했던 것과는 YTN 사태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달려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 뒤 “해직문제는 법원판결 이전에 대화와 화합으로 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제 2의 4·1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전 사장은 2009년 8월 사장직에서 갑자기 물러난 배경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며 “저도 곡절은 있었지만 마지막에 나름대로 할 일을 하고 떠나는 만큼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퇴는) 저의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올 초 공개된 총리실 YTN사찰 자료에는 배석규씨를 YTN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되며 구 전 사장의 사퇴에 총리실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이번 인터뷰는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의 첫 번째 대상이었던 YTN에서 친정부적 인사로 분류되는 구 전 사장이 역시 친정부적 인사로 분류되는 배석규 사장과 현 경영진의 실정을 공개 비판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가운데 YTN노조는 ‘해직 사태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YTN노조는 1일 공개서한을 통해 “노사는 중립적이고 건설적인 논의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위원 각 5인의 명단을 통보하고 노사 위원들은 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해직 사태 해소 방안 합의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어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사원 찬반 총투표에 부치고 노사는 투표 결과를 수용해 합의안을 조건 없이 이행하자”고 요구했다.
노조는 “만약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노측 위원들의 방안과 사측 위원들의 방안을 동시에 사원 총투표에 부치고, 노사는 투표에서 다수 찬성을 얻은 합의안을 조건 없이 즉각 이행하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사측이 해당 제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오는 6일 오전까지 답해달라고 밝혔다. YTN노조는 “이같은 특별 기구를 제안한 것은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이고 생산적이고 책임있게 해직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