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추천으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선임된 선동규 전 전주 MBC 사장은 30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MBC 사태는 낙하산 사장, 불공정 방송에서 출발했다”며 “신임 방문진이 출범하면 김 사장 해임안을 제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몸 담았던 회사와 조직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최대한 하겠다”며 김 사장의 퇴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선 전 사장은 “김 사장이 자진 사퇴하는 게 가장 매끄럽게 MBC 사태를 마무리하는 방법이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실제 김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순리와 상식 경영성과대로라면 자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버틸 수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보도에 대해서도 선 전 사장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김 사장이 MBC를 ‘노영방송’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그건 그 사람들이 하는 주장”이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 사장이 J씨의 일본인 남편에 대해 밝힌 것과 관련 “멀쩡한 사람을 의처증 환자로 몰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선 전 사장이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 제출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 여야 추천 이사가 6대3인 방문진 구도 속에서 야당 이사들만의 제출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 여권 추천 이사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그는 “김 사장 해임안 통과에 대해 아직 낙관과 비관 둘 다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방문진이 출범하지 않아 신임 이사들끼리 논의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며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 전 사장은 새로운 MBC 사장의 자격요건에 대해 “특정 정파에 편향되지 않으며 공영방송을 지키고 공정방송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 아래에서도 어느 정도 공정성 문제가 지적됐었지만 지금은 상식 선에서 봤을 때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 전 사장은 MBC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방문진 이사 선임 구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MBC가 자기들 것인 마냥 정권에 따라 사장이 바뀌는 건 문제가 있다”며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야 6대3 구도 보다 MBC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견제와 균형을 지킬 수 있도록 5대4로 가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퇴하면 친박계 인사가 사장으로 올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서는 “정권이나 정치권에서 압력을 세게 넣을 수도 있지만 미리 예단 하는 것도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가 김재우 이사장과 김광동, 차기환 등 총 3명의 현재 8기 방문진 이사를 9기로 재선임한 것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을 구하기 위한 청와대 특명이나 마찬가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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