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절차가 진행중인 KBS 이사진에 현 이길영 KBS 감사가 여권 추천 KBS 이사후보(또는 이사장)로 결정됐다는 하마평이 알려지면서 KBS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27일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 따르면 KBS 이사진 구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여권추천 KBS 이사 후보로 확정됐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KBS 새노조는 이날 오후 긴급성명을 내어 “윤혁기 전 SBS 사장과 함께 이길영 감사는 KBS 이사가  절대 될 수가 없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는데도 청와대와 새누리당, 방통위가 그의 KBS 이사장 선임을 강행한다면 이는 언론독립과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짓”이라며 “KBS 감사라는 중책을 맡은 것 부터가 잘못된 사람이 KBS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성토했다.

KBS 새노조는 이길영 감사에 대해 “전두환 정권 때 보도국장, 노태우 정권 때 보도본부장을 역임하면서 군사정권시대의 편파·관제 보도를 주도한 사람”이라며 “1989년 폭로된 ‘문공부-언론인 접촉’ 파문 때 보도국장이던 1987년 그는 문공부 홍보정책관들과 만나 ‘김만철 회견 등을 확대 부각함으로써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방송이 극복토록 노력함’이라는 말을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KBS 새노조는 군사정권의 하수인들과 언론인이 밀실에서 야합을 한 추접한 사건의 당사자였을 뿐 아니라 그가 보도국장 등으로 KBS 보도를 ‘땡전뉴스’로 만들어 KBS 시청료 거부운동이 일어났다며 “그는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종말을 고할 때 이미 언론계에서 퇴출됐어야 할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감사는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던 2007년 5월 친구 아들을 이 기관에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했고, 이 사실이 2008년 7월 감사원 감사시 적발돼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KBS 새노조는 “이런 비리 전력이 있는 사람이 2009년 말 김인규 사장 취임 후 감사로 임명됐다”며 “누구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간직해야 할 사람이 감사가 되는 희대의 황당사건이 벌어진 것”이라고 개탄했다. 감사실 직원들이 집단으로 연명을 해 이길영씨의 감사 취임을 반대하는 사상초유의 일을 낳기도 했다. KBS 새노조는 “이런 비리 인사가 감사가 된 것도 모자라 KBS 이사가 된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사는 KBS 감사 재직시에도 부하직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KBS 본관 앞 화염병 투척을 자작조작해 포상받는 등 온갖 의혹과 추문으로 ‘파면’ 처분 의견을 받은 C모 안전관리팀 선임팀원에 대해 재감사를 벌여 감봉 1개월로 감면시켰다.

KBS 새노조는 이 감사의 학력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1993년 당시 노보에 따르면 이 감사가 D직할시의 명문 상고 출신을 자처했으나 그 학교 중간간부가 확인해보니 다른 고등학교를 다닌 것으로 밝혀졌고, 자신의 아들을 편법 입학시켜 물의를 빚었을 뿐 아니라 기자로 근무하면서 주간 대학 학위를 취득하는 등 학력조작 논란도 있었다고 나와있다고 KBS 새노조는 전했다.

이를 두고 KBS 새노조는 “이런 인물을 KBS 이사로 들여놓고자 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방통위의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KBS를 영원히 권력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만약 이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95일 총파업 투쟁을 이끌었던 힘을 다시 모아 새누리당과 정부여당의 언론장악 야욕을 분쇄하는 싸움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27일 "이길영 감사가 KBS 이사장이 되면 KBS의 미래는 없는 것"이라며 "강력히 싸워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감사는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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