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업무복귀 이후 본격적인 보도투쟁에 돌입했다. 징계에 보복성 인사발령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이미 현장에 투입된 ‘시용기자’와의 갈등까지 겹쳐 보도본부 조합원들의 힘이 떨어진 상태지만 MBC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를 중심으로 ‘공정보도재건’을 위한 싸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실위는 최근 민실위원들을 대거 보강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20년차 안팎의 기자 6명이 민실위 자문위원으로 참가하고, 실행력을 보여줄 민실위원이 추가로 4~5명 합류했다. MBC뉴스 모니터링을 해왔던 기존의 민실위원 30여명도 활동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MBC노조는 “‘보도 민실위’를 중심으로 김재철 측의 음흉한 공정방송 저해행위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폭로하는 ‘민실위 보고서’를 수시로 발간할 계획”이라 밝혔다.

민실위는 파업 기간 중 이뤄진 보도행태를 비판하고 업무복귀 이후 편파적 아이템들을 집중 조명해 현 경영진이 공정방송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나갈 계획이다. 보도 민실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훈 기자는 “김재철 사장이 지금부터 해임되기 직전까지 강도높은 편파보도에 나설 확률이 높은 만큼 민실위를 통해 집중적으로 견제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보도투쟁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MBC노조가 편파방송의 ‘주범’으로 지목한 권재홍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문제적’ 간부들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파업 기간 중 채용된 수 십 여명의 시용기자들과의 갈등도 존재한다.

더욱이 파업에 참여했던 보도조합원 가운데 실무 취재인력에 해당하는 100여 명 중 31명이 중징계와 대기발령을 받았다. 최근 인사발령으로는 무려 25명이 용인드라미아 개발단, 신사옥 건설단 등 본연의 업무와 관계없는 직종에 배치됐다. 그 결과 기존 보도국의 취재인력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은 “기자들이 이리저리 타 부서로 찢겨진 상황에서 보도국은 부역간부들과 시용기자들이 장악한 상태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업무복귀 당시 기자들은 170일 간 싸워오며 생긴 자신감으로 데스크의 부당한 지시나 간섭에 반대하는 적극적 자세를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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