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이 쏜 1번 어뢰에 피격됐을 가능성이 0.000,,,0001%에 불과하다고 밝혀 반향을 일으켰던 재미 잠수함 전문가 안수명 박사가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보고서에 대해 “비양심적이며 과학적으로 수긍할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혹평했다.

안 박사는 지난 2월 ‘ahnpub’이라는 연구소를 통해 발간한 천안함 보고서 ‘북한 잠수함이 남한 잠수함을 침몰시켰는가’에서 합조단 보고서의 비논리성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안테크 대표로 재직중인 안 박사는 ‘1번 어뢰’의 설계도를 제시한 합조단 보고서에 대해 “(북한 어뢰가 천안함을 탐지했다는) 신호처리(Signal Processing)와 그 산법에 대한 아무 언급이 없다”며 “(강조류가 흐르는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어뢰의 정확도가 낮을 텐데) 북한 어뢰의 정확도가 천안함을 탐지, 추척, 항해해 아주 정확히 천안함 바로 밑에서 폭발했다. 상상을 초월한다”고 비판했다.

안 박사는 “또한 합조단 보고서가 옳다고 가정하면 북한은 역사적 기술업적을 이룬 것”이라며 “반대로 이는 ‘잠수함 탐지성의 어려움’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 잠수함이 북한을 떠나 남한에 들어와 다시 북한으로 회항한 경로를 제시한 보고서 내용과 그래픽에 대해 안 박사는 “이 경로가 옳다면 한국은 전례없고, 듣지 못한 대잠수함전 기술력을 보유한 것”이라며 “그러면 왜 천안함이 북한의 잠수함과 어뢰를 탐지못했는가라는 질문이 생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안 박사는 잠수함이 어뢰 두발을 발사해 어뢰가 원형으로 표적을 향해가는 보고서 이미지(합조단 보고서 81쪽·영문보고서 89쪽 ‘경어뢰 및 중어뢰 운용 개념도’)를 두고 “어뢰가 항해해 가는데, 음향신호처리없이 어떻게 수상선박으로 항해하는지 신기하다”며 “왜 어뢰들이 원형 항해를 하느냐. 어디서 잘못 복사했느냐. 전지전능한 에클스 제독이 아느냐”고 지적했다.

합조단 민간조사단장을 맡은 윤덕용 교수의 ‘비과학적’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조사과정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건 과학적인 접근방식보다는 한국인 특유의 기질로 끈질기게 증거를 찾은 결과’라는 윤 교수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안 박사는 “그는 성공이나 ‘한국인 특유의 기질은 끈질김’의 뜻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성공의 뜻을 모르기에 이라크 침공이나 아프간에서의 ‘승전 축하’를 못한다”고 평가했다.

안 박사는 “월남전에서는 로버트 맥나마라 미 국방장관이 ‘적을 몇 명 죽였느냐’로 ‘성공’의 정의를 내렸다”며 “이 비극적 정의로 월남전쟁이 미국의 첫 번째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 됐다. 미국은 죽창을 든 군대에 패했다”고 밝혔다.

안 박사는 “한국인 특유의 기질인 끈질김은 틀린 이야기”라며 “미 해군제독 에클스의 말에 따라 ‘스모킹건’을 해저에서 인양한 뒤 5일 만에 내린 확정적 결론이 ‘한국인 특유의 기질인 끈질김’에 의한 성공인가”라고 되물었다.

안 박사는 합조단 보고서가 비양심적이라며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안 박사는 윤덕용 교수와 미군조사단장 톰 에클스 제독의 자격을 들어 기술적으로 자격을 증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조사했을 뿐 아니라 합조단 보고서가 두달도 안돼 확정적인 결론을 내린데 이어 스모킹 건(어뢰추진체) 발견 뒤 5일만에 ‘어뢰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점을 들었다.

또한 안 박사는 △북한의 조사 참가를 허락지 않았으며 △신상철 위원을 비논리적이라고 합조단에서 퇴출 시켰는데, 윤덕용 교수, 에클스 제독, 신상철 가운데 누가 더 비논리적인지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합조단은 다른 의견을 들어줄 대범함이 없다”는 것.

안 박사는 무려 300쪽 이상, 30개 이상 테이블, 200개 이상의 그림이 있는 합조단 보고서를 ‘조사하는데만 12년이 걸렸으나 정작 보고서 분량은 30쪽 미만’이었던 포클랜드 보고서에 빗대어 “포클랜드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증거만을 제출”한 반면에 “무려 300쪽 이상의 합조단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촌평했다.

특히 러시아 조사단이 제시한 ‘고기잡이 그물’에 대해 합조단은 아무 설명없이 이 증거를 거부해 조사단이 합조단을 떠났다고 안 박사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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