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언론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 구성과 관련해 ‘조중동 저격수’로 평가받는 정청래 의원을 제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4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억울합니다.> ‘정 의원은 아무 상임위에 가서도 잘 하지 않겠냐?’며 당내사정상 문방위보다는 외통위에 가서 더 큰 역할을 하라네요. 당의 명령이라 거부할 수도 없고 언론사 파업 등 공정한 언론을 위해 문방위를 1순위로 희망했는데, 어쩌죠?”라는 글을 남겼다.

정청래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러한 심경을 밝힌 이유는 국회 문방위 활동을 예상하고 언론사 파업사태 해법, 해직언론인 문제 해법 등을 준비해왔는데, 제대로 실천도 해보지 못하고 다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청래 의원은 17대 국회 당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언론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온 인물이다. 특히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18대 총선 당시 보수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다시 출마해 54.5%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37.2%를 얻는데 그친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청래 의원의 원내 복귀가 확정되면서 19대 국회에서 그의 활약상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보수언론 앞에서도 할 말은 하는 정청래 의원은 MBC 김재철 사장 문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구성 문제, KBS 새 이사진 구성 문제 등 산적한 언론 현안에서 야당의 색채를 분명히하는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정청래 의원 본인도 언론 담당 상임위원회인 문방위 활동을 희망했고, 언론계 안팎에서도 다시 문방위원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민주당 당내 상황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대선을 앞두고 문방위가 ‘핵심 상임위’로 등장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임위가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몫의 문방위원 정수는 13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곳을 희망하는 이들은 2~3배에 이르면서 누가 문방위원이 될 것인지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5월 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문방위 역시 아주 강팀으로 구성하려고 한다. 지금 방송, 언론이 총체적으로 무너졌다”면서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 방송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이번 국회에서 세워 보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문방위 구성의 기본 원칙으로 ‘전투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막상 문방위 구성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와서는 정청래 의원 등 전문성이 검증되고 전투력도 인정받는 이들이 제외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이 문방위 구성에 있어 당내 역학구도나 입김에 의한 인선을 하게 될 경우 상임위원회 배정이 끝난 이후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문방위 활동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원내지도부 쪽으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원내 지도부 쪽에서도 문방위 등 상임위 배정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당으로부터 문방위가 아닌 외통위 권유 사실을 전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상임위 배정은 확정단계는 아니라는 게 실무 담당자 쪽 설명이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 쪽 관계자는 “문방위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선호하는 전투력을 가진 분들이 있어야 한다. 문방위는 조정 중이고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다. 7월 6일(금요일) 상임위원 배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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