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하는 건 ‘정치 쇼’ 아닌가요?” “119하면 소방서 사건부터 생각나는데….”

OBS 경인TV 프로그램인 ‘대뜸토크’의 한 장면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담아 ‘돌직구’를 날린 셈이다. 서민행보의 일환으로 가끔 택시기사로 변신하는 김문수 지사는 “쇼가 분명하긴 하지만 그냥 쇼가 아니라 분명히 필요한 쇼다”라고 반박했다.

‘대뜸토크’는 방송사 기존 시사프로그램, 토론프로그램과는 다른 형식으로 대선주자 등 여야 주요 정치인들의 모습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장 차림에 딱딱하면서도 정제된 언어로 국정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옮기는 정치인 모습을 담는 게 아니라 민생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화면에 담는 방식이다.

대선주자의 차별화된 공간을 찾아가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가난한 대통령’을 표방한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경우 서울 은평구 구산동 23평 자택을 방문하고, 치과의사 출신인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경우 서울 북촌 한옥마을 치과를 방문하는 형식이다.

지난 1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를 시작으로 김영환 의원, 이재오 전 특임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대뜸토크’에 출연했다. OBS는 매주 금요일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7시 5분에 ‘대뜸토크’를 편성했다.

앞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다른 대선주자들도 출연시킬 계획이다. 정치인 입장에서 방송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기피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활용의 대상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이유는 방송을 통해 그의 인간적 면모를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OBS 관계자는 “대선주자 쪽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출연 요청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OBS ‘대뜸토크’는 대선주자들이 있는 현장을 찾아 가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미지 정치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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