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나 종교방송이 SBS가 설립한 민영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거부하는 것은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사실상 SBS와 그 자회사들의 광고판매 만을 위해 움직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윤’이 중요한 민영미디어렙이 타 회사의 사정을 봐주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다.

특히 SBS는 최근 결합판매 대상인 지역민방과도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SBS는 광고매출 비율을 보장하는 대신 프라임타임 시간대를 SBS 편성 시간대로 설정하는 네트워크협정문 개정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지역 민방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초기 미디어크리에이트 광고실적이 부진한 이유도 있지만 이는 향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신동욱 SBS 미디어홀딩스 이사는 “초기의 시스템 불안과 신생회사로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은 보완했다”며 “지금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고, 영업력도 어느 정도 정상화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SBS 측 관계자는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코바코는 SBS와의 분담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지역민방과 종교방송 각각의 스탠스가 다르고, 우리는 일관된 원칙과 입장만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방통위가 규제기관으로 여러 이해당사자들을 조정해서 규정하면 따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디어렙법 입법취지가 “방송광고 판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여 방송광고시장 활성화와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및 다양성 구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는 만큼, 민영미디어렙에 대해서도 방송 다양성 구현을 위해 어느 정도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바코의 한 관계자는 “민영미디어렙이라도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SBS가 민영이지만 지상파라는 자체에 공영성이 강하기 때문에 방통위에서 원칙을 제시해주고 SBS도 자기 욕심 보다는 미디어렙법 제정 취지에 맞춰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렙이 분명 플러스알파는 있지만 SBS도 이에 대한 노력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OBS가 미디어크리에이트로 간다면 미디어크리에이트 내부에 OBS를 위한 별도의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당장은 실무 라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방송의 한 관계자도 “SBS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SBS도 민영렙 허가를 연장하려면 무작정 중소방송사들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우려가 과한 면도 있지만 방통위에서 명확한 선을 긋고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BS 측도 “SBS 미디어렙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생존을 위한 보장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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